서울 강남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서울 강남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싸면 “제대로 평가 안됐다” 난리… 인상되면 세금 더 낼까 민원 급증
공시가격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인상폭과 실거래가 반영비율 등을 놓고 예정대로 인상하겠다는 정부와 제고 해달라는 민원이 팽팽하게 맞섰다. 정부는 거센 조세저항 기류를 정면 돌파할 뜻을 내비쳤지만 세금 인상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에 지자체까지 나서 논쟁이 가열됐다. 일각에서는 공시가격이 쌀 때는 “내 재산이 제대로 평가 안됐다며 난리더니 이제는 또 비싸다고 난리”라고 지적한다.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선 논란은 어떻게 결론 날까.

◆세 부담 늘어날까 부글부글


“내 집값이 왜 이리 싸냐고 뭐라 할 땐 언제고 이제는 올린다니까 또 뭐라 하네요.”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공시가 논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매년 발표되는 공시가에 대해 내 재산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 놓던 이들이 이제는 또 올린다니깐 세 부담이 커진다며 반발한다고 지적한다.

그의 말처럼 최근 공시가 인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지자체까지 나서 급증한 공시가 인상 관련 민원을 대변했다.


최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 서초, 성동, 동작, 종로, 마포 등 6개구는 한국감정원에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재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내용 수용을 요구하며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보다 올라도 너무 오르거나 주택별로 실거래가 반영비율도 제각각이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니 재고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표준단독주택은 매년 한국감정원의 공시가 발표 대상인 전국 22만가구를 말한다. 전국 단독주택 418만가구의 표본에 해당하는 22만가구의 공시가는 각 구청이 관내 단독주택의 공시가를 매기는 기준이 된다.

최근 각 지자체까지 나서 재조사를 요구한 이유는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민원이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 표준단독주택 가격이 오르면 관내 단독주택 공시가가 오르는 데다 공시가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의 부과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까지 나서 논란이 커졌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조세저항 기류를 정면 돌파해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다.

다만 국토부는 공시가격의 유형·지역·가격대별 형평성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여러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정부 결정은?

공시지가는 매년 이러나저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세반영이 제대로 안됐다는 민원부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집값이 천차만별로 차이나 항의가 빗발치는 등 논란에 논란을 거듭했고 올해는 인상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커진 논란은 현행 공시가 산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서도 의견이 갈려 정부를 압박한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사회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췄다. 경실련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내 대형아파트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변화를 비교하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경실련은 “최근 표준지공시지가의 현실화와 관련 일각에서 세금폭탄이라고 주장하지만 제도 도입이후 서울의 대규모 33개 아파트 단지(강남3구 16개, 비강남권 17개)의 땅값시세, 공시지가, 공시가격 변화를 비교한 결과 공시지가 시세 반영율은 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5년 주택공시가격제도 시행이후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 상업용지 등 토지를 보유한 기업과 부동산 부자에 비해 2배의 세금을 더 부담했다”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전문가인 감정평가사들이 조사 검증을 했지만 이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공정성을 위해 정부 개입 차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공시가 산정시 공정성과 객관성 보장을 의무화하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지난 17일 대표 발표했다.

박 의원 측은 “최근 정부가 조사평가를 의뢰받은 감정평가업자에게 고가토지에 대해 공시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공시가는 각종 연금과 보험료, 부담금, 세금 등 약 60여가지의 행정목적에 활용되는 중요자료로 정부정책 방향에 따라 왜곡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공시가 주무르기는 조세형평성을 깨뜨리고 국민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갑질 행정 우려가 있는 만큼 신속히 개정해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게 법안 발의의 배경이다.

한편 정부는 공시가격의 적정성을 충분한 검토한 뒤 오는 23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연다. 이후 표준주택은 오는 25일, 표준지는 다음달 13일에 최종 공시할 계획이며 표준주택 공시 하루 전인 오는 24일 관련 내용을 공식 브리핑할 계획이다. 또 한달간 이의신청을 받아 3월20일 관련 내용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