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가 2019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합산규제 재도입 오리무중
지난해 유료방송 시장은 사업자간 인수합병(M&A)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인터넷(IP)TV를 서비스하는 이동통신업계가 케이블TV(SO)를 인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자별 점유율이 관건으로 부상했다.
이유는 합산규제 때문이다. 유료방송에서 특정사업자가 3분의 1 이상의 점유율을 넘지 못하도록 정해놓은 규제인데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일몰 후 KT를 비롯한 이동통신업계는 SO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KT가 20.67%로 1위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다. KT그룹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10.19%)를 더할 경우 총30.86%를 확보하게 된다.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97%와 11.41%를 기록했다.
유료방송업계는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6.45%)를 인수하고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13.02%)를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9.86%) M&A설도 자주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료방송시장에서 KT그룹의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합산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KT그룹이 규제사각지대에 놓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총 37.31%의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KT의 경우 규제가 일몰된 상황에서 재도입할 경우 시장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 2018년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현황.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심사 당시) 규제환경이 변했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방송과 통신이라는 두 영역을 엄격하게 나눴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라며 “만약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승인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전향적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되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하는 시점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방통위 측은 이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방통위는 “이 위원장의 의견은 OTT 합산규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는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풀이돼 2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OTT 규제, 통합방송법서 빠질까
그렇다면 방통위가 밝힌 OTT 합산규제는 무엇일까. 현재 OTT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돼 규제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방송법이 말하는 ‘방송’의 정의는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해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중에 송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OTT의 경우 공중전파방송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OTT가 사실상 방송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동일서비스-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시 말해 OTT도 통합방송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김성수 의원은 OTT 규제안을 담은 통합방송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옥수수·푹 등 국내 OTT사업자는 등록사업자인 만큼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신고사업자보다 강한 규제를 받게 된다. 4차산업혁명에서 콘텐츠가 주요 사업으로 떠오른 만큼 OTT를 규제할 경우 국내 OTT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OTT 규제 역시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반면 정부는 미디어의 독립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약속했다.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불필요한 기술·산업적 규제를 폐지하고 제작인프라 고도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콘텐츠 개발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인력 양성과 해외진출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행사 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OTT 규제와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은 각 이해관계자마다 입장이 너무 달라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며 “국회 과방위의 법안소위 결과에 따라 사업자간 셈법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