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증시가 올초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호조에 따라 지난해 부진했던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익률이 회복되자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펀드 몸집은 위축되고 있다.
◆수익률 회복에 환매 늘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902개/12일 기준)는 최근 1개월간 5.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펀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위수익률 3개 펀드 모두 ETF가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 14.73%, 미래에셋TIGER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14.41%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14.38%로 뒤를 이었다.


ETF를 제외한 펀드 중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파생형)(S)로 12.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률 회복과 함께 이 펀드에서는 최근 한달간 27억8220만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주식형펀드도 전반적으로 같은 기간 2696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자금 이탈이 심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증시랠리와 수익률 회복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반등하며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다”며 “차익실현 물량에 비해 저가 매수세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자금이탈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펀드 판매사가 자사에 유리한 펀드를 판매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도 주식형펀드의 자금 순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자금 순유입규모는 비계열사 펀드보다 월평균 4억6000만~5억6000만원 높았다. 반면 계열사 펀드의 초과수익률은 비계열사 펀드 대비 3년간 연평균 19~35bp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민 연구원은 “펀드 판매사가 투자자보다 자사에 이익이 되도록 계열사 펀드나 판매보수율이 높은 펀드를 판매한 결과 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됐다”며 “투자자들이 당초 기대했던 수익률을 얻지 못한 채 환매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환매 몰리는 주식형펀드, 지금 팔아야 되나

◆투자심리 회복세 지켜봐야
국내증시는 연초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 1월에만 10%가량 상승하며 22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외적 변수가 있고 국내 기업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부각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연초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국내증시 상승세 지속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차익실현 물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1월 개인투자자들이 매도흐름을 주도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순매수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소재, 에너지 업종별 당기순이익률 추정치(1월7일~2월7일)를 살펴보면 각각 –19.28%, -7.14%, -6.25%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에는 대형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NAVER, SK이노베이션 등이 포함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형펀드가 담고 있는 주요 업종에 대한 영업실적 전망이 어두워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최근 미·중 무역협상은 타결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고 또다른 대외변수 중 하나인 연방준비제도의 유연한 통화정책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단비될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슈도 국내 주식형펀드에 호재다. 지난 1일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도입 후 반년 만에 정관을 변경해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이사 해임 등 적극적인 형태는 아니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첫 사례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주목받았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에 이어 지난 8일 남양유업에도 배당을 확대해달라는 취지의 주주제안을 추진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1일 배당확대보다는 사내유보금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겠다며 사실상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향후 저배당 상장사를 대상으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배당확대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가배당률이 늘어나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가치 평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주식형펀드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기관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을 통한 배당확대 여부가 주가에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코드 도입으로 기업들의 주주 친화 정책이 확산되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0호(2019년 2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