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 사진=뉴시스 DB |
이날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1조31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422억원, 부채총계는 3조452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마이너스 140%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730억원의 적자를 입었고 자본총계는 5090억원이었다. 다만 자본총계가 자본금(5300억원)보다 적어지면서 유동성에 위기감이 감지됐다. 9월말 부채비율은 무려 664.8%에 달했다.
유동성 위기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8일 필리핀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회생절차 개시를 공시했다. 자회사 부실로 인한 손실인식 반영이 불가피한 상태였고 규모가 문제였다.
결국 보증채무와 충당금 등을 합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자본금 5300억원도 무용지물이 됐다. 2015년 말 1조2000억원에 달하던 자본총계는 2017년 말 577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번 자본잠식은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 KDB산업은행의 수빅조선소의 필리핀 현지금융에 대한 보증채무 4억1000만달러가 현실화된 여파다. 보증채무 규모는 한화로 4000억원 수준이지만 수빅조선소의 자산평가 손실, 충당부채 설정 등으로 1조원 이상의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방안은 필리핀은행과의 협상 여부다. 보증기간 연장 등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면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존폐기로에 놓일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4월1일까지 한진중공업 주권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했으며 경우에 따라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2006년 필리핀 수빅만에 건립됐으며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주절벽과 선가하락을 버티지 못해 지난달 현지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자본잠식의 원인이 수빅조선소 경영악화를 반영한 결과인 만큼 이번 사태를 넘기면 ‘수빅 리스크’가 해소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