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이 취약계층 아동 4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0일 겨울 스키캠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의 얼굴이 노출돼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것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전남 보성군이 취약계층 아동 4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0일 겨울 스키캠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의 얼굴이 노출돼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것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드림스타트사업이 아동인권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아동인권이 무시된 무분별한 실적 홍보로 기관 표창 등 다수의 상까지 받아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드림스타트사업 시행 후 수년이 지나도록 아동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서 비난이 함께 동반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전남 일부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드림스타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자치단체들이 취약계층 아동들의 얼굴을 모자이크처리 하지 않은 사진을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제공하는 등 실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 포털에는 여과 없이 보도된 어린아이들의 얼굴 식별이 가능한 행사 사진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수급자, 차상위, 한부모(조손)가정, 학대피해아동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드림스타트사업이 아동 얼굴을 들러리 세우는 전시행정의 표본을 보이며 지자체의 실적 홍보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다.


고흥군의 경우 드림스타트사업 참가자가 2011년 516명을 시작으로 2012년 1024명, 2013년 1066명을 정점으로 2014년 908명이 참여하다 지난해 393명 등 8년 동안 총 5533명이 취약계층아동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고흥군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3년 기관표창, 2015년 대통령상, 2017년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드림스타트사업의 벤치마킹 자치단체로 부상했다.

하지만 아동인권침해 사례가 다수 드러나 말썽이다. 올해 초에도 고흥군은 '드림스타트 아동 금융캠프와 스키 캠프'를 연이어 개최했지만 행사 참여아동들의 얼굴이 고스란히 포털 사이트에 노출시키는 사려 깊지 못한 행정을 펼쳤다.

보성군도 지난해부터 지난 1월 사이에 '겨울 스키캠프와 아동복지시설 한우 나눔행사'를 개최하면서 취약계층 아동을 앞세워 사진을 찍었다. 또 언론사에 사진이 포함된 자료를 제공하는 등 아동인권은 무시된 군정홍보로 뒷말을 낳고 있다.

이에 아동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더라도 각종 사이트에 행사 관련 사진들이 무분별하게 떠돌아 다녀 불우했던 유년기는 물론 취약계층이란 낙인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일부 지자체는 하나같이 '아동들에 사진게제 허락을 받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아동인권침해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말 일선 시도에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청했지만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이런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성군 드림스타트 담당은 "공문서가 온 것 같기도 하고... (아동인권침해 논란과 관련해) 뭐가 문제인가요. 다 동의해서 이뤄진 거고... (아이들 얼굴이 노출돼) 누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하느냐, 사건이 발생했느냐,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흥군 드림스타트 담당도 "공문서를 못 본 것 같다. (드림스타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의를 받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세심하게 살펴 시정토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최근 담양군은 드림스타트 사업의 아동인권 침해문제와 관련해 이미 보도된 문제의 사진을 언론사에 삭제 요청하는 등 발빠른 대처로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지침은 일선 자치단체에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초상권 동의서를 받으면 취약계층 아동들의 사진을 언론에 노출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24일 전국 시도에 '드림스타트 이용 아동의 개인정보 및 초상권 활용시 유의사항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이 문서에는 개인정보와 초상권 활용목적을 제시하면서 드림스타트 홍보매체 및 인쇄물, 언론매체 등 사업 홍보를 위해 서비스 참여시 촬영된 사진 및 동영상에 대해 반드시 동의서를 징구하도록 했다.

여기에 유의사항으로 아동 인권 및 초상권 침해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아동복지과 관계자는 "아동인권침해 우려가 있고 하니까 인권위에 질의를 해 확실하게 답변을 받아 볼 생각이다"면서 "아동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