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 대표로 장희구 사장을 선임해 전면에 내세우기로 한 것. 이 결정은 일종의 반전을 노리는 카드였다. 그는 취임 직전 코오롱플라스틱의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명함을 바꿔 단 그의 최우선 과제 역시 실적 개선.

하지만 취임 1년차 장 사장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코오롱플라스틱의 성공만으로는 영위하는 사업이 부문별로 다른 코오롱인더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가 역부족이어서다. 지난해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사진제공=코오롱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사진제공=코오롱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4조7529억원, 영업이익 1452억원, 순이익 4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17% 증가했지만 이익이 급격히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6.64%, 64.74% 급감하면서 분할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자재와 화학, 패션 등 주력 사업부문은 수익성이 감소했고 필름·전자재료, 의류소재 부문은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영업이익을 갉아먹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캐시카우 역할을 할 만한 먹거리가 없다는 점이다. 코오롱인더는 최근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의 핵심부품인 투명폴리이미드필름(CPI)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오히려 최근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코오롱인더의 CPI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업계는 장 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판매 확대보다 무너진 코오롱인더의 내실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력 부문이 수익을 이끄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코오롱인더의 재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말 이웅렬 회장이 갑작스레 퇴진을 선언하면서 그룹 수장 자리도 비어있는 상황. 어깨가 더 무거워진 장 사장이 과연 ‘플랜B’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