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 새긴 독립운동가들. /사진=한국관광공사 |
일제강점기 많은 사람이 독립운동에 나선 안동은 시·군 단위로 전국에서 독립 유공자(약 350명)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안동의 독립운동사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으로 가자. 1894년 갑오 의병부터 1945년 광복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안동과 경북 독립지사의 투쟁을 문헌과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 곳이다. 전시 관람은 해설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다. 의병 항쟁과 대구의 국채보상운동, 만주 지역의 항일 투쟁, 의열단과 광복군 전투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며, 깊이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사진=한국관광공사 |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낯익은 이름을 발견한다. 도쿄에서 법정투쟁을 벌인 박열은 문경, 의열단 김시현은 안동이 고향이다. 김시현은 영화 <밀정>에서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다.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전지현)도 영양 출신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모델로 한다. 남자현은 1933년 하얼빈 감옥에서 풀려나 숨을 거두면서까지 “독립은 정신으로 이뤄진다”는 말을 남겼다.
전시관에는 일제의 고문 시설인 벽관 체험을 비롯해 독립선언서 등사하기, 비밀 요원이 되어 미션 수행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많아 아이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야외에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린 추모벽이 있다. 전국의 독립 유공자 1만5000여명 가운데 경북 출신이 약 2160명이다. 추모벽에 끝없이 새겨진 이름을 하나씩 읽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의성김씨 내앞마을
| 내앞마을 배하구려. /사진=한국관광공사 |
내앞마을 사람들은 일제 치하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싸웠다. 이 가운데 ‘만주벌 호랑이’로 불린 김동삼과 일가를 데리고 만주로 망명한 김대락이 있다. 자기 집을 내주며 협동학교를 후원한 김대락은 나라를 잃은 뒤 만주로 떠났는데, 이때 마을에서 150여명이 그와 함께 망명했다고 한다. 김대락은 힘겨운 상황에도 만주의 생활과 활동을 기록한 <백하일기>를 남겼다. 마을에는 과거를 잊어선 안 된다는 듯 일송 김동삼의 생가와 협동학교 교사(校舍)로 쓰인 ‘백하구려’(白下舊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임청각
| 임청각. /사진=한국관광공사 |
| 임청각 군자정의 독립유공 훈장증들. /사진=한국관광공사 |
임청각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고택 체험도 운영한다. 독립운동가의 집이자 500년 역사가 있는 고택에서 묵어가는 하룻밤은 그야말로 특별하다. 한지를 곱게 바른 전통 한옥의 고풍스럽고 아늑한 기운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직 쌀쌀한 초봄, 뜨끈한 아랫목에 손발을 넣으면 추위에 움츠러든 몸도 사르르 녹는다. 이왕이면 이상룡 선생이 태어난 사랑채에 묵어보자. 긴 밤 꿈속에서 한평생 독립을 향한 길에 섰던 그의 삶과 마주할지도 모른다. 이른 아침에는 임청각 뒤쪽 담장을 따라 난 소담길을 걸어보자. 무궁화가 곱게 핀 길을 걷다 보면 이상룡 선생의 강인한 정신과 신념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 월영교 야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보자. 도산서원은 조선의 대표적인 유학자 퇴계 이황을 모신 곳이다. 일찍이 관직에서 물러난 퇴계는 고향에 내려와 학문에 힘썼다.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한가로운 풍경 속에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친 도산서당과 퇴계 선생 사후에 제자들이 건립한 도산서원이 앞뒤로 자리한다. 1575년(선조 8)에 ‘도산’(陶山)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도산서원 현판은 명필가 한석봉이 썼다.
도산서원 곳곳에 이황의 교육과 학문에 대한 철학이 묻어난다. 제자들이 기거한 ‘농운정사’(隴雲精舍)는 퇴계가 직접 설계한 건물이다. 농운정사는 평면이 일반적으로 잘 짓지 않는 ‘工’자형인데, 공부(工夫)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옥진각에는 퇴계의 유품과 저서를 전시하며, 그의 학문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 이육사 문학관. /사진=한국관광공사 |
이육사는 국외를 오가며 독립운동에도 뛰어들었다. 본명은 이원록(李源祿)으로, ‘이육사’라는 필명에서 그의 투철한 독립 의식과 굽힐 줄 모르는 신념이 엿보인다. 이육사는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발 사건(장진홍 의거)에 연루돼 1년 7개월간 옥살이하는데, 이때 수인 번호가 264였다. 이후 일본에 저항하는 의미로 이름을 이육사(李陸史)로 지었다. 대구형무소에서 첫 옥고를 치른 이래, 1944년 베이징(北京) 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 총 17차례 수감 생활을 한 그는 모진 고문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독립을 향한 불꽃같은 열망은 그의 작품에 남아 여전히 활활 타오른다. 전시관 2층 끝에 이육사의 고향 마을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 ‘문학카페 노랑나븨’가 있다. 차 한잔 마시며 이육사 시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글로 남겨보자.
☞당일 여행코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내앞마을→임청각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내앞마을→임청각→월영교
둘째날: 이육사문학관→도산서원
☞주변 볼거리
봉정사, 병산서원, 안동하회마을, 부용대, 하회세계탈박물관,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안동물문화관,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유교문화박물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유교랜드 등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