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독립운동기념관 앞에 세워진 김원봉 흉상. /사진=한국관광공사 |
단정하고 아담한 건물로 들어가면 김원봉을 소개하는 글과 함께 ‘의열 투쟁’의 주요 연표가 보인다. 이어지는 대형 스크린에는 약산과 의열단의 항일 독립 투쟁 관련 영상이 펼쳐진다. 조선의용대 시절 약산이 연설하는 영상도 있다. 학생 때부터 웅변으로 대중을 휘어잡았다는 약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형형한 눈빛은 지금도 듣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한다.
◆김원봉과 조선의용대
| 약산 김원봉과 그의 아내 박차정. /사진=한국관광공사 |
보통학교를 자퇴한 약산과 윤세주는 몇년 뒤 밀양의 동화학교에 입학했다. 충의를 목숨처럼 여기는 선비의 고장 밀양에서는 일찍이 민족 교육에 힘썼고, 그 중심에 동화학교가 있었다. 밀양이 독립운동의 요람이 된 것도 이런 교육의 영향이 컸다. 마침내 독립운동에 투신할 뜻을 세운 약산은 중국으로 떠나, 당시 항일 무장투쟁을 주도한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했다.
밀양에 남아 만세 운동을 주도한 윤세주는 일제의 검거를 피해 약산을 찾아갔다. 그해 11월 만주 지린에서 조선 청년 10여명은 “천하의 의로운 일을 열렬히 실행하기로 맹세”했다. 이름만으로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의열단이 탄생한 것이다. 의열기념관 2층에는 이들이 모여 의열단을 결성한 ‘반씨 주택’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 약산 생가터에 마련된 의열기념관. /사진=한국관광공사 |
약산의 아내 박차정도 항일 투쟁에 앞장선 독립운동가다.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다 옥고를 치르고 의열단원인 오빠의 도움으로 망명, 의열단에 가입하고 김원봉과 결혼했다. 박차정은 항일운동을 계속했으나, 안타깝게도 해방 1년을 남기고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의열기념관 2층에서 박차정의 독립운동 활동을 자세히 소개한다.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
| 의열기념관 앞을 흐르는 해천. /사진=한국관광공사 |
밀양의 만세 운동 벽화로 시작하는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는 태극기의 종류와 변천사를 거쳐 조선의용대 성립 기념사진으로 이어진다. 조선의용대는 김원봉과 윤세주가 주축이 되어 만든 독립운동 단체다. 요인 암살과 기관 파괴 중심이던 의열단 투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 군대와 맞설 무장 부대를 조직한 것이다. 이후 조선의용대는 한국광복군에 합류했고, 조선의용대장 김원봉은 한국광복군 부사령관이 됐다.
일제강점기 내내 해외에서 항일 독립 투쟁에 앞장선 약산은 해방 뒤 고국으로 돌아와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 운동에 헌신했다. 하지만 미군정이 다시 고용한 친일 경찰 노덕술에게 체포되어 온갖 수모를 겪고, 뜻을 함께한 여운형마저 암살당하는 등 남한에서 활동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마지막으로 분단을 막기 위해 김구와 같이 삼팔선을 넘어가 남북연석회의에 참여한 김원봉은 남한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북한 정권에 참여했으나 1958년 김일성에 의해 숙청,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다.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에 빼곡한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명단에서 훈장이나 표창이 없는 이는 약산 김원봉이 유일하다. 월북했다는 이유로 독립 유공자 서훈조차 하지 않은 탓이다. 약산은 남과 북에서 모두 잊힌 독립운동가다.
◆관아지·영남루
| 밀양만세운동이 펼쳐진 밀양 관아지. /사진=한국관광공사 |
| 윤세주 초상과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명단. /사진=한국관광공사 |
밀양의 독립운동 역사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밀양독립운동기념관으로 가자. 건물 마당에는 김원봉과 윤세주를 포함한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36명의 흉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안으로 들어가면 밀양 만세 운동의 풍경이 생생한 디오라마로 펼쳐진다. 밀양에서는 3·13 만세 운동을 필두로 8차례 만세 시위가 있었다. 여기에는 계급과 이념, 종교를 초월해 수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이어지는 전시실에는 의열단에서 시작한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의 활동이 자세히 소개된다. 김원봉이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졸업생 중에는 시인 이육사의 이름도 보인다.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으로 이어지는 김원봉의 활동, 동맹휴업과 노동쟁의, 사회운동으로 일제에 저항한 밀양 사람들의 투쟁도 살펴볼 수 있다.
| 우리나라 3대 명루의 하나인 영남루. /사진=한국관광공사 |
☞당일 여행코스
의열기념관→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밀양 관아지→밀양 영남루→밀양독립운동기념관→밀양아리랑대공원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의열기념관→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밀양 관아지→밀양 영남루→밀양독립운동기념관→밀양아리랑대공원
둘째날: 표충사→시례호박소→월연정
☞대중교통(의열기념관 기준)
버스: 서울-밀양,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4회 운행, 약 4시간 소요. 밀양버스터미널에서 1번·1-1번·2번·3번·3-1번·4번·4-2번·5번·6번·7-1번·9번 버스 이용, 북성사거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5분.
기차: 서울역-밀양역, KTX 하루 15~19회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밀양역에서 1번·1-1번·3번·3-1번·7번·7-1번 버스 이용, 시민약국 맞은편 정류장 하차, 도보 약 5분.
☞주변 볼거리
표충사, 얼음골, 시례호박소, 월연정, 위양못 이팝나무, 만어사, 종남산, 재약산 등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