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지난해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사고와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한 후속대책이 나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시내 고시원에 자동물뿌리개(스프링클러)를 확대 설치하고 각 방의 최소면적을 7㎡로 정하도록 했다. 또 고시원 내 창문 설치도 의무화한다.
18일 서울시는 고시원 거주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기 위한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적용대상인 고시원은 구획된 공간 안에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숙박 또는 숙식을 제공하는 다중이용업소로 전국에는 1만1892개, 서울에는 절반에 가까운 5840개가 있다.


우선 화재 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간이 자동물뿌리개가 확대 설치된다. 서울시는 올해 고시원 스프링클러 설치예산을 전년(6억3000만원) 대비 약 2.4배인 15억원으로 책정했다. 연내 노후 고시원 약 70개소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 또 설치비 지원조건인 ‘입실료 5년간 동결’ 조항도 3년 동결로 완화된다.

서울시는 정부와 협력해 고시원 스프링클러 설치비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현재 관련법(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입법예고 절차를 마치고 국회 소관위원회 심사를 앞뒀다. 이를 통해 2년 안에 시내 모든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방침.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주거기준을 마련해 고시원 시설의 최저기준을 설정, 거주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것.


실제로 서울시가 시내 5개 고시원을 실태 조사한 결과 실면적은 4~9㎡에 그쳤다. 창문 없는 방인 이른바 ‘먹방’의 비율이 높은 고시원도 무려 74%에 달했다.

새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이 적용되면 앞으로 시내 고시원 방 실면적은 7㎡(화장실 포함 시 10㎡ 전용면적) 이상이어야 하고 각 방마다 창문(채광창) 설치도 의무화된다.

아울러 고시원 밀집지역 내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 등으로 빨래방, 샤워실, 운동실 등 고시원에 부족한 생활편의·휴식시설이 있는 공유공간 ‘고시원 리빙라운지’(가칭)를 설치한다. 고시원 거주자들이 공간을 함께 쓰며 소통·교류하는 거점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또 노후 고시원 등 유휴건물을 셰어하우스로 개조해 1인 가구에 시세의 80% 임대료로 공급하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활성화사업도 추진한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그동안 200여개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는데 아직도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고시원들이 많다”며 “앞으로는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공간이 개선된 환경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