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을지로 신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신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광화문 시대를 끝내고 을지로 사옥으로 이전하며 새 도약을 다짐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올해 2년차에 접어든 김형 사장은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지난 1년간 그가 거둔 경영성과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게다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에 대우건설 지분을 넘기면서 매각이 다시 본궤도에 오를 조짐이지만 시장가치를 가늠하는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유명 아파트브랜드 푸르지오를 보유한 10대 건설사임에도 항상 매각 꼬리표가 따라다닌 대우건설의 하반기는 올해도 다사다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 사장 취임 1년, 성적표는?

김 사장은 지난해 6월11일 취임 당시 “대내외 건설환경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회사의 명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건설 본연의 기술을 바탕으로 임직원과 함께 미래를 향해 무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김 사장은 “재무안전성 개선, 유연하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구축,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현장을 돌며 미래 도약을 향한 로드맵을 착실히 그린 김 사장은 취임 5개월차이자 창립 45주년(11월1일)을 앞둔 지난해 10월31일 뉴비전인 ‘빌드 투게더’(Build Together)를 선포했다. 빌드 투게더는 ‘고객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고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라이프 파트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이라는 4대 핵심전략을 제시하며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해 연말 단행한 대대적인 조직개편 역시 빌드 투게더 추진에 초점을 맞췄다. 김 사장은 기업가치제고본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 혁신 작업을 주도하는 기업가치제고실과 리스크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수주심의실(기존 리스크관리본부)을 둬 중장기 핵심전략 업무추진에 힘을 실었다.
올 3월 열린 뉴푸르지오 론칭행사. /사진=대우건설
올 3월 열린 뉴푸르지오 론칭행사. /사진=대우건설
김 사장은 지난 1년간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했던 대우건설을 발 빠르게 정비해 조직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사장 취임 전인 지난해 2분기 대우건설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 떨어진 2조9639억원을, 영업이익은 34.2% 하락한 1617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이 취임하며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선포한 가운데 그해 실적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가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9% 하락한 2조7285억원을, 영업이익은 68.6% 상승한 191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전년 대비 22.4% 떨어진 2조26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35억원을 올리며 전년(-1515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계속 하향곡선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3.4% 하락한 2조30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9% 떨어진 985억원을 기록했다. 또 이어질 올 2분기 실적(추정)은 전년 대비 약 29% 하락한 2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0% 내려간 1288억원으로 전망된다.

◆주가 지지부진… 매각 성공할까

김 사장은 취임 후 지난 1년간 대우건설을 새단장하는 데 주력했다. 뉴비전을 선포해 미래가치 제고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아파트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리뉴얼하며 세련미를 더했다. 그럼에도 실적은 지지부진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뒷받침이 되지 못했다. 또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해외 수주전망 악화 등 대내외 경기 상황 역시 흐리다.

게다가 최근에는 새 단장한 푸르지오 브랜드를 첫 적용한 운정파크푸르지오가 1순위에 이어 2순위에서도 청약 마감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정부규제로 시장이 위축된 탓도 있지만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신뢰도에 물음표가 달릴 만한 부분이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대우건설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매각 역시 연내 성사될지 미지수다. 대우건설은 국내시공능력평가(2018년 기준) 4위의 대형 건설사인 데다 대내외적인 인지도와 다양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군침을 흘릴 매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하며 매번 매각이 불발됐다.
대우건설, 새 사옥에서 ‘새 주인’ 맞이할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다시 매각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지지부진한 주가 탓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가 소유한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장외 매수했다. 대우건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에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연내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지지부진한 주가가 매각 실현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지난 1년간 대우건설의 주가는 4300~6200원선에 머물렀다. 가격이 싸진 만큼 인수 후보군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시장 신뢰도가 견고하지 못함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또 김 사장 취임 전인 2017년 8월에는 한때 8000원대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4000원대에 머물며 반토막 났다. 김 사장 취임 뒤 외형을 닦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전문가 역시 대우건설의 하반기를 우려한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간 5조원 수준의 주택 매출이 신규 분양 부진에 따라 감소 추세”라고 진단했다. 또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하반기 실적은 수주잔액 감소에 따른 플랜트, 주택 매출액 감소로 연결될 것”이라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LNG 액화플랜트 수주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9호(2019년 7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