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생명보험사들이 2013년 단독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 이후 잇따라 상품 판매를 포기하고 있다. 과도하게 높은 손해율에 비해 모객 효과도 낮아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100% 넘는 손해율… 버티기 힘든 중소사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보사는 9곳으로 2013년 당시보다 5곳(35.7%) 감소했다.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생보사는 삼성·한화·교보·농협·신한·미래에셋·동양·ABL·흥국생명 정도다. 판매를 중단한 곳은 KDB·DB·푸본현대·KB·DGB생명으로 모두 중소형사에 속한다.

실손보험은 그동안 통합보험의 특약 형태로 판매돼 왔지만 2013년부터 의무적으로 단독 실손보험 판매를 의무화했다. 실손보험만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이 무리하게 다른 보장까지 받아야 하는 부담을 덜게 하자는 취지였다. 지난해 4월부터는 규제가 더 강화돼 실손보험은 아예 단독으로만 판매해야 한다.

실손보험의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통용된 사안이다. 손해율은 이미 100%를 훌쩍 넘어가는 수준으로 받는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큰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동양생명은 무려 197.5%의 손해율을 기록했고 한화손보(136.9%), 농협생명(130.2%), 롯데손보(123.3%), 신한생명(122.4%)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메리츠화재(105.7%)도 100%를 넘어 사업비를 감안하면 손실폭은 더 커진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가입자 10명 중 2명이 타가는 보험금이 손해율 100%를 넘기는 상황”이라며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영향이 크지만 관리감독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 단위: %
자료: 생명보험협회 / 단위: %

◆손보사 대비 여력없는 생보사

그럼에도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이 손보업 근간인 만큼 오래전부터 판매해왔고 모객 등을 통해 2차 마케팅 등에 활용될 여지가 있었다. 쉽게 말해 자동차보험처럼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현재도 경영위기를 겪는 MG손보를 포함해 10개 일반손보사가 모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생보사들은 실손보험을 판매기간이 15~20년에 불과해 손보사보다 업력이 짧고 당연히 요율(데이터)도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가 더 많다는 의미여서 보험료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지인영업을 통한 가입이 아니면 생보사의 실손보험 상품을 가입할 동기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점유율은 손보사가 87%, 생보사가 1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은 100%를 넘어가 수익성은 떨어진다. 보험료는 비쌀 수밖에 없어 집객 효과가 떨어지고 자연히 2차 마케팅 기회도 줄어든다. 그렇다고 실손보험 특성상 손보사에 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어렵다.

지난해부터 실손보험은 아예 단독으로 판매해야 하는데 손보사 설계사의 경우 그나마 다른 상품을 유인할 만한 여지가 있지만 종신이 주력인 생보사 설계사는 그렇지도 못하다. 대형사를 제외하면 실손보험 판매를 유지할 여력조차 힘들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높은 손해율에 더해 시장점유율 확대도 어려워 실손보험 판매를 접는 생보사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대형사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실손보험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