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프의 요정 ‘지니’ 분장을 한 윌 스미스의 모습이 공개될 까지만 해도 영화 <알라딘>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로 재현된 알라딘, 쟈스민 공주, 지니는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월트디즈니컴퍼니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
실제로 <알라딘>은 북미에서만 3억3000만달러(약 3900억원)를 포함해 전세계 9억6000만달러라는 경이적인 수입을 올렸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국내 누적관객수 1032만5838명을 기록해 <겨울왕국>을 제치고 디즈니(마블 제외) 역대 흥행 영화 1위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IP)의 힘을 톡톡히 발휘한 셈이다.
알라딘의 실사화 프로젝트는 디즈니 세계관의 새로운 발전으로 꼽힌다. 영화 <미녀와 야수>를 통해 <해리포터> 속 ‘헤르미온느’로 각인된 엠마 왓슨을 동화 속 주인공 ‘벨’로 환생시키더니 정글의 주인 ‘모글리’를 영화 <정글북>으로 소환했다. 디즈니의 대표 마녀캐릭터가 등장하는 <말레피센트>는 이제 안젤리나 졸리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2014년부터 진행된 디즈니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되살리기 프로젝트는 IP파워가 경쟁력이 된 최근 기조에 맞게 한층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만 <덤보>, <알라딘>, <라이온 킹> 등 세 편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진행돼 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향후 개봉할 <인어공주>와 <뮬란>은 각각 할리 베일리와 유역비를 캐스팅하며 영화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4년 방영된 <인어공주> 속 ‘애리얼’은 빨간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바다의 일곱번째 공주였지만 영화에서는 흑인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쌍커풀 없는 눈과 개성있는 외모의 ‘뮬란’을 연기하는 유역비는 원작 캐릭터보다 아름답다는 평가다.
과거의 향수와 배치되는 캐스팅에 의문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 대목에서 디즈니의 변주가 시작된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평면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한 디즈니는 <겨울왕국>에서부터 주체적 여성상을 드러내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최근 개봉한 <알라딘>과 <라이온 킹>에서는 ‘쟈스민 공주’와 ‘날라’ 캐릭터의 비중을 높이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변화시켰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캐릭터와 서사를 수정하면서도 원작 감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을 지킨 것.

이처럼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영화 팬들 입장에서 즐거운 일이며 디즈니 역시 사활을 걸고 있다. IP 확장을 통한 콘텐츠의 수명을 연장하는 한편 굿즈, 2차창작물 등 부가산업을 통해 수익원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전략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어릴적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던 10대가 어느새 30대 중후반이 돼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시청하고 있다”며 “원천 IP를 보유한 디즈니는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팬덤층을 동시에 흡수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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