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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본제품 불매 움직임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중략) 이는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오카자키 다케시가 지난 7월11일 2018회계연도 실적 결산 설명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최근 한국에서 확산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한마디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문제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 여론이 들끓었고 “일본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 소비자는 국내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화이트리스트’라 불리며 유니클로 대체재로 탑텐, 스파오 등 국내 토종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자는 제안도 빗발쳤다. 본사 임원의 발언으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더 체계화되고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비판 기사들이 쏟아져서일까. 유니클로의 한국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가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불매운동을 폄훼한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반쪽 사과 논란까지 확산되자 유니클로는 지난 7월22일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유니클로는 사과문을 통해 “불매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은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2차 사과에도 국내 여론은 냉담하다. 회사 임원의 발언이 문제가 됐을 당시 좀 더 명확하고 직접적인 사과가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대세다. 그동안 전범기가 새겨진 디자인 사용, 우익단체 후원 등 잊을 만하면 터진 우익 기업 논란에도 “관련 없다”, “그런 의도가 아니다”라는 안일한 해명을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막강한 고객 충성도와 시장 점유율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유니클로는 그동안 국내 의류시장 점유율 6년 연속 1위. 국내 단일패션 브랜드로 유일하게 4년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왔다. “유니클로를 대적할 만한 브랜드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왔고 결국 그 자신감이 논란 속에서도 여론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을 만든 셈이다.
만약 위기가 다시 닥쳐도 유니클로의 결정은 똑같을 수 있다. 그때도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의도와 달랐다”라는 해명과 진정성이 의심되는 사과가 이어질지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든, 매출 타격이 미미하든 유니클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오만’은 결국 소비자의 ‘편견’을 만드는 출발점이란 것을. 잘 나가던 유니클로가 되새겨야할 부분이 아닐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