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사진=뉴스1 DB
KDB산업은행. /사진=뉴스1 DB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성공하면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결정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파격 인센티브 결정은 다시 한번 KDB생명 매각에 대한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7월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매각에 성공하면 매각금액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은 5~30억원, 수석부사장은 성과급의 절반인 2억5000만~15억원을 받게 된다. 현재 공석인 수석부사장 자리는 백인균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이 내정된 상태다. 백 부행장은 산업은행에서 인수·합병(M&A)·사모펀드(PE) 분야를 맡은 인물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0년 산업은행 인수 후 1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KDB생명에 매각 인센티브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KDB생명은 “현재 사장과 수석부사장의 보수가 동종업계 대비 낮은 대신 성공보수 도입으로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실적 개선… 매각 성공하나

2014년 이후 KDB생명은 꾸준히 하락세를 타다 지난해부터 정상화를 이뤄냈다. KDB생명은 2014년 당기순이익 653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57.7% 하락한 276억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2016년, 2017년 모두 적자에 빠지며 실적이 나날이 악화됐다.
지급여력(RBC)비율도 회사의 상황을 여실히 반영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를 권고하고 있다. KDB생명 RBC비율은 2014년 208.43%에서 2017년 108.48%로 반토막이 났다. 권고치를 하회한 것은 물론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 상품)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2014년 이후 세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유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2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투자금에 비해 회사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잇달아 매각에 실패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초 정재욱 전 세종대학교 교수를 KDB생명 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사장이 부임한 뒤 KDB생명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이뤄냈다. KDB생명은 지난해 말 64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36억원) 대비 177.8% 오른 100억원을 기록했다. RBC비율도 1분기 기준 212.79%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6월 KDB생명은 자본확충 일환으로 99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10%로 지난해 9월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5.50%)보다 140bp 낮은 수준이다. 발행금리를 낮춘 후순위채 발행은 과거보다 시장평가가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연간 이자비용으로 14억원이 절감된다.


후순위채 발행에 따라 KDB생명의 RBC 비율은 228%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숙제는 있다.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수입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의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비중이 각각 27.9%, 60.2%였다가 올해 1분기 45.1%, 51.3%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요즘과 같은 1%대 저금리 시기에는 운용수익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사는 훨씬 많은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만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이 많은 보험사는 IFRS17이 도입되면 타격이 더 크다.

또 KDB생명은 과거 확정고금리 저축성보험, 연금보험 판매가 높아 저금리 기조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본 확충 필요성이 여전히 강조된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원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수익성이 낮아 RBC비율 유지능력은 부족한 수준이다. 이차손 부담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우므로 낮은 RBC비율 유지능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매각의지 ‘확고’

이 회장은 올해를 KDB생명 매각의 적기라고 보고 강력히 밀어 붙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KDB생명을 두고 애초에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고 발언하는 등 매각 의사를 강력히 밝혀왔다.

금융권에서는 백 부행장을 수석부사장에 내정한 후 정재욱 KDB생명 사장과 백 수석부사장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한 결정은 산업은행이 다시 한번 KDB생명 매각에 대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본확충이 필요한 KDB생명은 올해 총 24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내년까지 총 5000억원의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자본확충 방법은 유상증자,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후순위채 발행은 이자비용 부담,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차감이 발생한다. 발행한도가 제한돼 무작정 발행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산업은행은 2010년과 지난해 각각 유상증자 방식으로 KDB생명에 투입한 금액만 6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이상 공적자금 투입을 막을 수 있다면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화에 돌입하고 있는 KDB생명의 경우 사장단에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매각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을 생각한다면 사장단에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매각시점을 당기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