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씨(가명)는 서울 용산의 투룸빌라에 전세금 1억9000만원을 내고 산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30평대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지만 높은 집값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고 살았다. 그런데 최근 인근의 준공 43년된 재건축아파트가 전세시세 1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온 것을 봤다. 매매가가 10억원인 아파트인데 전셋값은 지금 사는 빌라보다 낮은 데다 장기간 재건축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낮아 이주불안이 적다는 게 큰 장점이라 이사를 고민 중이다.
| /사진=뉴스1 |
정부가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가치가 하락했다. 매수가 한층 신중해지고 내집 마련 계획을 미루며 전세시장으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이미 철거를 시작한 단지는 할 수 없이 분양해야 하지만 전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있는 단지일 경우 분양을 미룰 수 있다.
재건축을 미루는 단지가 생겨나면서 서울 재건축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이달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상승해 일주일 전보다 상승률이 0.02%포인트 줄어들었고 재건축아파트값은 감소폭이 0.07%포인트로 전체 아파트 대비 3배 이상 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대표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발표 후 호가가 7000만원까지 빠졌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19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19억원이다. 송파 잠실주공5단지도 가격이 5000만원 이상 내렸다.
공인중개사업계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등 일부 단지에서 시세 하한가 수준의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낡은 아파트라 불편한 점은 있지만 내부수리가 잘돼있는 경우 전세수요가 많은 편"이라면서 "일반아파트와 비교해 전세금이 낮고 앞으로 전셋값이 폭등할 우려가 낮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재건축아파트 규제라 앞으로 재건축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건축 부동산 하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상당 기간 재건축시장이 죽고 신축시장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