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서 한강까지… 대한민국 발전사가 '출렁출렁'
| 인천대교를 향하는 대형 크루즈. /사진=박정웅 기자 |
전북 부안의 격포마리나에서 슈퍼요트에 올랐다. 슈퍼요트는 경남 고성의 메리모나크를 나선 뒤 전남 여수의 이순신마리나를 거쳐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동안 248마일(400㎞)을 달려왔다. 슈퍼요트의 최종 행선지는 서울 한강의 서울마리나다. 앞으로 170마일(약 273㎞)을 더 달리면 슈퍼요트의 418마일(약 673㎞) 크루징이 마무리된다.
| 418마일 크루징의 주인공인 슈퍼요트의 내외부. 왼쪽은 격포마리나에 정박한 모습. /사진=박정웅 기자 |
◆위도의 아픔 뒤로… 북쪽 향하는 슈퍼요트
슈퍼요트가 격포마리나의 내항서 외항으로 향했다. 항구를 품은 방파제가 사라지자 바다는 막힘이 없었다. 내항에서 느끼지 못한 맞바람이 시원하게 몰려왔다. 더구나 경쾌한 엔진 소리까지, 내항에 갇혔던 마음까지 뻥하고 뚫린 기분이다. 맞은편, 연무 사이로 한 섬이 희미하게 자취를 드러냈다. 위도다.
| 부안 격포항의 해질녘 풍경. 왼쪽 방파제 너머로 위도의 산봉우리가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슈퍼요트는 해안선을 오른쪽에 낀 채 북쪽으로 향했다. 고군산군도와 십이동파도(전북 군산), 호도·녹도(충남 보령) 등 크고 작은 섬이 항로 좌우로 이어졌다. 어민이 아니고서야 이 많은 섬을 바다 한가운데서 구경할 수 있겠는가. 낚싯배나 여객선이 아닌 요트에서 섬들의 향연을 보는 것 자체가 호사다.
| 육안으로 항해를 돕는 크루. /사진=박정웅 기자 |
당초 계획한 평균 항속은 23노트(시속 약 43㎞)였다. 그러나 신진항(충남 태안)에서 급유를 마친 슈퍼요트는 속도를 낮추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연무에 더해 해무까지 급습해서다. 위성항법장치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슈퍼요트라지만 자연 앞에선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 법. 슈퍼요트의 크루징은 크루의 온 신경까지 가세해야 했다.
| 태안반도 인근 해상에 정박한 대형 유조선. /사진=박정웅 기자 |
때문에 이번 크루징의 가이드를 맡은 이종우 대표는 “10년 이상을 달려온 항로이지만 늘 새롭다”면서 “변화무쌍한 바다에서의 도전은 요팅의 참맛 아니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요트 프로다. 세계 최대의 요트마켓인 ‘요트월드’에 등록된 국내 유일의 인터내셔널 요트브로커리지 오피스를 맡고 있다. 그가 개설한 CEO요트아카데미는국내 유일의 요트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를 맞았다.
◆서울 가까울수록 발전사 역력… 마침내 ‘한강’
| 슈퍼요트에서 본 영흥도 발전단지. /사진=박정웅 기자 |
영흥도는 석탄 화력발전을 비롯해 풍력발전과 해양소수력, 태양광발전을 고루 갖춘 복합발전단지다.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3%를 공급하는 전력기지인 셈이다. ‘발전’과 ‘환경보존’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섬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여서 역사적인 섬으로 기억된다.
| 슈퍼요트의 파워엔진이 일으키는 파동. /사진=박정웅 기자 |
인천의 랜드마크인 인천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길로 가는 가장 빠르고 아름다운 다리’인 인천대교는 ‘인천관광 100선’의 하나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총 길이 18.38㎞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대교를 붙든 사장교는 마치 거대한 나비를 방불케 한다. 바다로부터 솟은 주탑은 238.5m로 63빌딩 높이와 맞먹는다. 때마침 2개의 주탑 사이로 거대한 크루즈가 지나는 장면을 눈에 담았다.
| 서해서 아라서해갑문으로 향하는 슈퍼요트. /사진=박정웅 기자 |
| 아라뱃길에서 한강으로 향하는 아라김포갑문이 열리고 있다. 갑문 사이로 북한산 자락이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아라서해갑문에서 아라한강갑문까지 18.5㎞의 운하가 이어진다. 지면에서 움푹 꺼진 탓인지 ‘협곡’ 수로에서 바람의 맛은 개운치 않다. 오가는 배도 거의 없어 거대한 예산을 투입한 사업치고는 행색이 초라하다. 한강으로 나가는 한강갑문 바로 앞은 준설이 안 돼 스크류가 강바닥 진흙을 긁고야 말았다.
| 서울 여의도 인근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는 구길영 회장(왼쪽)과 이종우 대표. /사진=박정웅 기자 |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608호·6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