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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진=이미지투데이
#.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초대 제국선전부장관을 지낸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냉철하고 치밀한 선전 활동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여성관은 대단히 보수적이고 마초 성향이 강했다. 괴벨스는 여성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여자는 집구석에서 애들 많이 낳고 남편을 내조하는데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거론하면서 여성이 남성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국가의 절반이나 차지하는 여성을 집안에 묵혀두는 건 인력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해 “수컷 경비견이든 암컷 경비견이든 집만 잘지키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놀라운 발언이 나왔다. 주인공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서초 을). 박 의원은 최 후보자를 향해 “아내 하나도 관리 못 하는 사람이 수십조원의 예산을 쓰는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온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다분히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귀를 의심케하는 문제의 발언은 최 후보자의 사회단체 후원 내역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박 의원은 최 후보자의 진보 사회단체 후원내역을 거론하면서 편향적이라고 문제삼았는데 이에 최 후보자가 “아내가 한 것”이라며 “배우자의 후원까지 간섭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아내 관리 못 하는 사람”이라고 최 후보자를 비난하면서 동시에 여성을 ‘관리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폄훼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등 일부 의원이 “아내를 관리한다”는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자고 제의했지만 박 의원은 수정을 거부하면서 버텼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박 의원은 대부분의 정치인이 그렇듯 변명을 늘어놨다. 그는 ‘아내 관리’라는 단어를 ‘아내와 회계 관리도 못 하는 사람’으로 고쳐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후보자 아내가 1년에 1000만원가량을 진보 단체에 후원금으로 지급하는데 관리가 안됐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 그랬다”고 해명했다. 순간 ‘진리는 짧게 답한다. 하지만 허위는 길게 변론한다’는 독일 속담이 불현듯 생각났다.
물론 박 의원의 해명대로 정말 말 실수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서 실수했다면 비난해서는 안 된다. 다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구청장 출신의 국회의원이라면 앞으로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기 전에 두세번쯤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대화는 사상의 배출구일 뿐만 아니라 성품의 출구다’는 말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