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래버스./사진=전민준 기자 |
지난 3일 한국지엠(GM) 쉐보레 브랜드가 야심차게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지금까지 가격정책과 달리 기본트림 4200만원이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산차 중 경쟁모델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있는데 팰리세이드보다 540만원 비싸다. 안정성과 성능이 뛰어나 가격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쉐보레 측 설명이 과연 맞을까.
기자는 4일 트래버스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출발해 양양 롯데리조트까지 편도 200여㎞ 구간이다. 잠실에서 빠져나와 강변북로까지 약 5㎞를 제외하고는 고속도로로 구성된 구간이다. 일상생활보다는 주말 가족들과 함께 레저를 즐기는 이 차의 콘셉트에 맞게 시승코스를 구성했다.
트래버스는 전장 5200㎜, 전폭 2000㎜, 전고 1785㎜의 대형SUV다. 그 크기에 걸맞게 운전석에 앉았을 때 넉넉한 공간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인테리어는 쉐보레가 지향하고 있는 아메리칸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비슷한 가격대 수입자동차에 비해 평범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인 입장에서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 같은 경우 버튼으로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버튼이 어디 있는지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트래버스에는 3.6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6.8㎏.m다.
여기에 5 Link 멀티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초반 가속 같은 경우 ‘부아앙~’ 하는 엔진소리 대비 가속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답답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 차가 퍼포먼스카가 아닌 패밀리카를 완벽하게 지향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속성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답답함을 줄인 이유를 알아보니 트래버스에 기본 적용한 사륜구동 스위처블 AWD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은 필요에 따라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전륜구동 모드에서는 프로펠러 샤프트 회전을 차단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고속에서 정숙성은 뛰어났다. 고속에서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 하는 데 신경을 기울인 결과다. 여기엔 차량의 엔진 출력을 제어하면서 차량의 안정적인 운행을 돕는 스웨이 컨트롤 시스템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기자가 추천하는 고속에서 적정속도는 110㎞/다.
| 트래버스./사진=전민준 기자 |
이 속도로 크루즈컨트롤을 설정하면 정숙성과 안정감 모두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건 앞차와 간격을 자율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외하고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적용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나 전방충동결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시스템의 성능은 뛰어났다.
뒷좌석에 앉는 가족을 위해 2열에 몸을 실었다. 트래버스에는 2열 탑승자에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독립식 캡틴 시트를 적용했다. 인상적인 건 2열 바닥이 평평한 점이다. 바닥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면 2열과 3열을 넘나들 경우 다리에 걸려 불편한데 트래버스에서는 그러한 번거로움을 느낄 수 없었다.
아울러 스마트 슬라이드 기능을 탑재해 시트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시트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면으로 이동해 3열 탑승자들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었다. 3열에는 창문이 있었는데 이 또한 3열 탑승자들을 배려한 것이다. 답답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인 양양에 도착해서 연비를 확인해 보니 리터당 9.4㎞였다. 2톤에 달하는 무게 치고 우수한 편이다. 트래버스는 정숙성와 안정성이 뛰어난 차가 확실했다. 경쟁모델보다 500만원가량 비싼 이유를 이 두가지에서 분명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