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에 어려움을 겪는 두산그룹이 반전을 위한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인 ㈜두산이 오는 10월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 두 회사를 신설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저가매수 차원에서 인적분할 전 매수를 추천한다. 하지만 공매도 비중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불안감도 생긴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전지박(동박)·전재소재·바이오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분할비율은 각각 90.6%, 3.3%, 6.1%이다.

존속법인인 ㈜두산은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분할과 동시에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어셀의 지분을 각각 18.1%씩 보유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신사업 인적분할로 ㈜두산의 사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면서 분할신설법인 저가매수 차원에서도 인적분할 이전이 두산 주식 매수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인적분할 전 두산 주식을 매수하면 신설법인의 주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최근 한달간 ㈜두산 주가는 13.8% 올랐다. 이는 주식을 받으려는 투자자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공매도 비중도 늘어나면서 우려가 공존한다. 인적분할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올 6월 평균 한자릿수에 머물던 공매도 비중이 8~9월 들어 두자릿수까지 늘어났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인적분할 후 주가 ‘긍정적’

우선 증권가에서는 ㈜두산에 대해 인적분할 전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적분할 후 ㈜두산과 선설 법인들의 합산 시가총액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17일 기준 두산의 시가총액은 1조9788억원이나 3사 분할 후 재상장 시 합산 시가총액이 1조9637억원에서 2조4554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른 기대수익률도 6.1~32.6%로 관측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가(주가)는 분할기일의 순자산 가액비율과 거래정지일(9월27일) 시가총액이 나와야 하지만 현 시점을 기준으로 두산 9만9186원, 두산솔루스는 3090원, 두산 퓨얼셀은 2144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추정 기준가격으로 산출한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의 시가총액은 각각 930억원, 1193억원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추정하는 두 회사의 적정 시가총액은 각각 5383억원, 2782억원이다. 두 회사는 각각 기준가 대비 578%, 233%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경우 분할 후 존속법인의 주가하락 우려가 있지만 배당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양 애널리스트는 “두산의 주당배당금(DPS)이 연 5200원으로 유지되는 만큼 존속법인의 시가배당률은 현재 5.2%. 주가가 20%, 30% 하락할 경우 각각 6.6%, 7.5%에 달하는 만큼 배당으로 수익률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두산의 인적분할로 신설된 법인은 10월18일 재상장 후 유상증자 통해 설비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존속법인 두산의 배당지급 유지와 자산가치 부각이 기대된다”며 “인적분할 후 합계 시총 감소 가능성이 낮고 분할 신설법인 저가매수 차원에서도 인적분할 전 매수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이 안정적 이익창출에 따른 배당 지급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하고 분할신설법인 지분가치 상승과 미래사업 육성 등 자산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인적분할 후 합계 시총 감소 가능성은 작다”며 “분할신설법인 적정가치 적용 시 두산 주가가 48% 이상 하락해야 합계 시총이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공매도에 탈날라… 눈치 보는 개미

증권가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두산은 인적분할을 시작하기도 전에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다. 분할기일인 10월1일에 가까워질수록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는 점이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포털에서 최근 3개월간 ㈜두산 총 주식 거래량을 보면 공매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6월 ㈜두산의 공매도 비중이 19거래일 동안 8.62%인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8월부터 9월까지의 공매도 비중은 10%대를 넘어섰다.

특히 9월 들어서 10거래일 동안 평균 11.04%까지 공매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적분할 작업이 구체화된 8월에 접어들면서 한자릿수 수준이던 공매도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정지일인 9월27일까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2018년 효성의 인적 분할 후 재상장 시 합산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두산 분할 이벤트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있다”며 “존속법인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1호(2019년 9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