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영업이익 35.81%↑
첫 여성 CEO ‘재무통’… 신사업 성과 이끌어


우유와 분유에서 치즈, 컵커피, 상하농원, 폴바셋…. 매일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확실히 달라졌다. 유제품기업에서 식음료업계를 리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 ‘제2 창업’을 이룩한 것. 그 선봉에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이 있다.


'제2의 매일유업' 다시 쓰다
‘첫 여성 CEO’, ‘재무통’, ‘경영 전문가’ 등 김 사장에 대한 수식어는 많다. 그만큼 까다롭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단어만으로 지금의 김 사장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김 사장이 2014년 회사 설립 45년만이자 유제품 업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매일유업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핵심 역할을 맡았고 결국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유업계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더니 식음료업계 비수기인 지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매일유업의 존재감이 김 사장의 지휘를 통해 비로소 반짝이기 시작했다.

◆유업계 불황 속 나홀로 선전


매일유업 김선희 사장
매일유업 김선희 사장
매일유업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3% 증가한 27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도 3197억원에서 3497억원으로 9.4% 늘었다. 국내 48개 식음료 상장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실적. 식음료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3~5% 수준이다.
매일유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 6872억원, 영업이익 4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5%, 35.81%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유기농 우유와 컵커피, 치즈 등 고수익 제품군의 매출이 한몫했다. 매일유업은 우유와 조제분유, 치즈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군으로 꼽고 있다. 핵심인 우유사업이 유소년층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량 감소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유당을 제거한(락토프리) 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 저지방·유기농 우유 등으로 제품 믹스를 꾸준히 강화했다.

신규 카테고리도 확대했다. 성인 영양식, 체험 목장 상하농원, 파스타 소스를 포함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기존 주력 제품 외에도 다양한 유가공품 제조·판매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 3월말 별도 기준 제품별 매출비중은 우유 20.2%, 분유 10.9%, 발효유 7.7%, 커피 8.7%, 치즈 9.5%, 기타 38% 등이다. 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뛰어난 컵커피와 유기농 ‘상하’의 성장세 지속, 대용량 제품 판매 호조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에 따른 발효유 수익성 개선 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시장 성장이 제한적이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달성할 수 있었던 건 높은 브랜드력을 확보하고 있고 고수익 제품으로의 믹스 개선 노력을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내실 다지기 주력… 취임후 매출 껑충

업계에서는 매일유업이 이 같은 경영성과를 낸 데는 김 사장이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매일유업 전무로 영입된 김 사장은 2014년 유업계 최초 여성 수장 자리에 올라 매일유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0년 매일유업과 자회사 상하의 합병을 주도하고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다. 김 사장은 매일유업 오너인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의 사촌동생이지만 회사 주식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전문경영인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인 출신 재무통’으로 꼽히는 그가 취임 후 집중한 것은 실적개선이다. 실제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회사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조202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3001억원으로 성장했다. 수익성 향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7억원에서 792억원으로 2.5배 가량 뛰어올랐다.

김 사장은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힘쓰는 중이다. 그는 출산인구 감소 등으로 내수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중국 분유 수출을 새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중국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분유 수출 금액 중 50%를 매일유업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프리미엄 분유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시작하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한·중간 정치적인 영향으로 실적(270억원)이 주춤하긴 했지만 이듬해 다시 수출 실적을 2016년 수준(460억원)으로 회복했다.

김 사장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위주로 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앱솔루트명작’ 같은 프리미엄 분유로 고급화한 중국 중산층 소비자의 취향을 정면으로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부적인 문화 쇄신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 취임 후 보수적이던 사내 문화도 변화하는 등 여성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김 사장 취임 뒤 매일유업은 육아휴직, 정시퇴근, 패밀리데이 등 직원들의 일 가정 양립을 위해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안팎으로 김 사장이 받아든 성적표는 ‘A’. 취임 후 실적과 경영성과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올해도 매일유업 임직원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물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매년 신생아 수 감소에 따른 유제품 전체 시장의 축소,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유업체간 경쟁 등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김 사장이 이를 극복하고 또 어떤 돌파구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 프로필
▲1964년생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씨티은행, BNP파리바 은행, 크레디트 아그리콜 은행, UBS 근무 ▲2009년 매일유업 전무 ▲2011년 매일유업 경영기획본부 본부장, 부사장 ▲2013년 매일유업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2013년 매일유업 기획조정실 실장, 부사장 ▲2014 매일유업 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11호(2019년 9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