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명정전
| 창경궁 명정전 야경. /사진=한국관광공사 |
명정전에는 12대 왕 인종의 꿈이 서려 있다. 조선 왕 가운데 유일하게 명정전에서 즉위식을 올린 인종은 미처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재위 9개월 만에 승하했다. 명정전을 가장 알뜰살뜰 사용한 임금은 영조다. 명정전에서 혼례를 올렸고, 명정전 뜰에서 치러진 많은 과거를 지켜봤다. 명정전 옆 문정전 마당에서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기도 했다. 9~10월에는 명정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화~금요일 해설사와 동행, 해설 시간 홈페이지 참조). 인종의 꿈과 영조의 희로애락이 서린 명정전을 꼼꼼하게 둘러보자.
| 보물 386호인 옥천교. /사진=한국관광공사 |
정문인 홍화문(보물 384호)을 통해 창경궁으로 들어서면 돌다리가 나온다. 여기가 옥천교(보물 386호)로 봄이면 매화, 살구꽃, 앵두꽃 등이 흐드러지게 핀다. 옥천교 아래 금천은 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옥천교를 건너면 명정문(보물 385호)을 거쳐 명정전으로 들어선다. 명정문을 지나면 박석이 깔린 넓은 마당이 나오는데, 이곳이 조정(朝廷)이다. 조정에는 문무백관의 자리를 정한 품계석이 늘어섰다. 명정전은 널찍한 기단인 월대에 올라앉아 위엄이 넘친다. 월대에서 조정을 내려다보니 왕이라도 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
| 조명이 들어온 명정전 꽃살문. /사진=한국관광공사 |
열린 문으로 명정전 안을 들여다본다. 내부 바닥에는 검은 전돌이 깔렸다. 기둥 뒤로 임금이 앉는 붉은색 보좌가 당당하게 놓였다. 보좌 뒤에는 다섯 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등을 소재로 그린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이 있다. 보좌 위에는 구름무늬와 덩굴무늬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닫집이 있고, 그 위 움푹 들어간 천장에는 봉황과 구름을 매달았다.
| 명정전의 행각. /사진=한국관광공사 |
21대 왕 영조는 명정전에서 혼례식을 했다. 영조는 정성왕후가 승하하자 66세가 되던 1759년, 15세 꽃다운 정순왕후를 계비로 맞아들인다. 흔치 않은 국왕의 혼례식에 창경궁 일대 거리는 인파가 넘쳤다고 한다. 월대 위에서 마주 봤을 영조와 정순왕후를 생각하니, 실실 웃음이 나온다. 영조는 이곳에서 큰 아픔도 겪었다. 명정전 바로 옆 왕의 집무실인 문정전 마당에서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뒀다. 사도세자는 끝내 뒤주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 임금이 앉는 보좌와 일월오봉도 병풍. /사진=한국관광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