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머니투데이 DB. |
그는 IB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시켰고 배당규모를 확대해 회사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교보증권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순익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듯 보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이 재임기간 중 ‘1000억 클럽’ 가입을 달성할 수 있을 지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용등급 오르고 날개 활짝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교보증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다각화된 사업부문에서 안정적 이익창출 ▲양호한 자본적정성 ▲파생결합증권, 우발부채 부담 축소 ▲교보생명의 지원가능성 등을 조정 배경으로 전했다.
신용평가 상향 조정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선 자금조달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위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채권 발행금리를 더 낮게 가져갈 수 있다. 또 신용도가 높아지면 IB 사업이나 PF대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수주 가능성도 커진다.
비용절감과 사업수주라는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교보증권의 기세가 남다르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날개를 달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보증권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75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0.0% 증가했다. IB 부문의 영업순수익은 701억원으로 19.8% 증가했고 자기매매 및 운용은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매도 이익 등의 효과로 37.2% 늘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증시부진 영향으로 줄어든 투자중개(브로커리지, -15.8%)와 자산관리(WM, -7.1%)의 부진을 상쇄했다.
◆실적 호전에 투자자도 ‘미소’
자기매매 부문 실적이 금리변동에 따른 단기적 이벤트임을 감안했을 때 IB 실적은 눈여겨 볼만하다. IB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 대형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견으로 분류되는 교보증권의 약진 속을 들여다보면 김해준 사장이 보인다. 올해는 IB 실적 비중이 브로커리지 부문을 역전해 의미를 더했다.
김 사장은 당시 ‘빅5’ 증권사로 분류되던 대우증권에서 IB사업본부장, 자산관리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2005년 교보증권 기업금융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IB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0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11년째 회사 경영을 이끌고 있다.
IB 사업에는 인수합병(M&A), 주식자본시장(ECM), 채권발행(DCM), 구조화금융(SF) 등이 포함된다. 부동산이나 지분투자 등의 구조화금융이나 금리·환율 등의 파생상품 운용인 FICC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본격 진출한 헤지펀드 사업도 시장 지배력 1~2위를 다투는 등 BI 사업에서 강소 증권사로 자리 잡았다.
교보증권은 이런 사업확장을 기반으로 김 사장 체제 후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연간 기준 순이익은 취임 첫해인 2008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3월)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이었고 이후 2014년까지 100억~2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00억~700억원대의 회사로 성장했다.
투자자들도 만족할 만하다. 교보증권은 꾸준히 배당을 단행해오고 있는데 배당규모의 확대가 눈에 띈다. 취임 첫해 보통주 1주당 50원, 배당총액 18억원에 불과하던 배당규모는 지난해 1주당 350억원, 배당금 총액은 122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주당 배당금을 상향 조정해오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성장 이끈 김해준… 연임 변수는
4분기는 통상 비수기로 실적이 정체되는 시기다.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간 1000억원 순익 달성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연임 여부는 미지수다.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내년 63세가 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는 평이 나온다.
최근 금융권의 CEO 자리가 50대에 대세인 점도 이런 분위기를 조성한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1963년생으로 내년 57세가 되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56),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57),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58) 등이 대표적이다.
교보증권은 내년 2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의 완전 자회사가 아닌 만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꾸려 모회사의 입김이 덜한 편이다
다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와 갈등을 빚고 있어 핵심 자회사인 교보증권이 변화를 주기보다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IB의 경우 구조화금융과 PF 사업의 공공부문, 산업단지, 도시재생, 리츠 등 비주거상품 개발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전 사업군에서 근시안적 신규사업이 아닌 중·장기적 유망 먹거리 사업모델을 발굴해 이익성장을 위한 기반을 더 튼튼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