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자급화를 이루겠다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꿈이 7년 만에 성사됐다. 현대차그룹 첫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는 현대제철 철강을 90% 이상 두르고 나올 예정이다. GV80는 첨단기능을 비롯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역대급’이라는 평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에는 약 2000㎏의 자동차강판이 들어간다. 이 중 고장력강판(인장강도 340Mpa 이상의 고강도강판)을 90%(1800㎏) 사용했다. 고장력강판 중에서도 초고장력강판(560Mpa 이상) 비중은 60%(1080㎏)이다. 고장력강판과 초고장력강판을 제외한 나머지 10%는 일반강이다.
고장력강판은 차량에 사용되는 합금강 중에서도 가벼우면서 뛰어난 인장강도를 지녀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재다. 뛰어난 강성 덕에 최근에는 고장력강판 비율이 차체 강성과 안전성의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 340Mpa 미만의 일반강을 주로 사용했던 자동차 외장재도 고장력강판이 대체하고 있다. 고장력강판 제조기술도 향상돼 고장력강판은 일반강과 비슷한 가격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고장력강판보다 가격도 비싸고 성능이 좋은 초고장력강판은 주로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A-필러와 프런트 사이드 멤버, 휠 하우징, 휠 디스크, 범퍼 빔 등에 쓰인다. 초고장력강판은 고장력강판보다 15~20% 비싸다.
2018년 말까지 현대제철은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초고장력강판 중 15% 정도를 포스코나 일본 JFE스틸에 의존했다. 올해 GV80에 들어가는 포스코 및 JFE스틸 초고장력강판은 5% 미만이다. 최근 현대제철은 포스코가 양산하고 있는 1000~1500Mpa의 초고장력강판을 양산, 상업화 하는데 성공했다.
1700Mpa 이상의 초고장력강판을 요구하는 소량의 구조물을 제외하곤 GV80의 철판 중 95%가 현대제철 자동차강판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핫스탬핑 기술력이 향상돼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계열사 제품을 쓰면 원가나 수급 등에서 도움이 된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점차 대상 차종을 확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고급차를 시작으로 차후 중저가 자동차에도 현대제철 강판 비중을 90% 이상으로 올릴 방침이다. 프리미엄 차강판 이미지로 차후 파생하는 다른 차종의 소재 전환을 손쉽게 끌어내기 위해서다.
현대제철 또한 제네시스 차강판 납품으로 연간 788억원대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연간 판매량은 7만1700대, 자동차 한 대당 들어가는 차강판이 대당 1톤이라는 걸 감안한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제철에게 구매해 납품단가 인하와 안정적인 물량확보 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