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세입자로 들이고 전세금을 편법 증여받거나 사업자대출을 이용해 집을 산 이들이 정부 합동단속에 걸려들었다. 정부는 국세청과 경찰청 등과 자금출처 조사를 강화, 전국적인 단속을 실시하는 동시에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진행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부동산 실거래 2차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 탈세와 허위신고 등의 의심사례 768건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2개월 간 ‘의심 사례’ 1333건
국토교통부는 4일 서울 부동산 실거래 2차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 탈세와 허위신고 등의 의심사례 768건을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조사엔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서울시, 한국감정원 등 부동산 실거래와 관계된 거의 모든 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선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동안 총 1333건의 실거래 의심사례가 검토됐다. 지난해 11월 1차 조사에서 소명이 안된 545건을 비롯해 8~10월 신고된 공동주택 거래 가운데 이상사례 788건 등이 대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비중이 높았다. 508건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강북3구로 불리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서대문도 158건(12%)의 사례가 나왔다. 거래금액별로는 9억원 이상 실거래가 475건(36%), 6억~9억원은 353건(26%)을 나타냈다. 정부는 이 가운데 탈세가 의심되는 670건을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보증금 형태로 편법 증여를 받는 형태다.

20대 A씨는 자기자금 1억원으로 서초구의 10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4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나머지 4억5000만원은 부모를 세입자로 들여 보증금을 받는 방식이다. 자기자금 5000만원으로 강남에서 1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면서 부모에게 돈을 빌리거나 자녀에게 시세 대비 5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양도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출규정을 위반한 사례 94건에 대해선 금융위와 금감원, 행안부의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자상거래업체 대표 B씨는 서초구의 21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주택담보대출 7억원을 포함 새마을금고 등에서 후순위 사업자대출 5억원을 받았다. 정부는 B씨가 대출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투기지역에선 주택구입 목적으로 사업자대출을 받거나 용도를 유용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탈세 의심사례에 대해 자체 과세정보와 연계해 자금출처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편법증여 등이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조사에서 적발된 탈세 의심사례 101건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금융위와 금감원도 대출규정 미준수 의심사례를 조사한다. 약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대출금 회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서울의 실거래 단속을 오는 21일부터 모든 투기과열지구 대상으로 확대한다. 서울을 포함 경기 과천시·광명시·하남시, 성남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세종 등이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다음달 특사경 전국 조사
정부는 실거래 조사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거래 단속을 오는 21일부터 모든 투기과열지구 대상으로 확대한다. 서울을 포함 경기 과천시·광명시·하남시, 성남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세종 등이다.

다음달엔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기준 강화에 맞춘 것이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할 때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앞으론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할 때 제출이 의무화된다. 지난해 발표된 12·16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은 더욱 깐깐해진다.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수할 땐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예금잔액증명서나 납세증명서, 부채증명서 등이다. 증빙자료 제출이 의무화되면 이상거래 의심사례에 대한 조사가 앞당겨질 수 있다.

국토부 1차관 직속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도 설치된다. 이날 시행된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에 따라 각 시·군·구 외 국토부도 실거래 직권 조사권한을 갖는다. 17개 시·도의 부동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480여명이 공조한다. 정부 합동조사팀장인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집값 담함이나 불법 전매 등 거래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단속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금조달 세부내용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