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차이나 게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조와 맞물려 진위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과연 차이나 게이트는 실제로 존재할까.
◆청와대 트래픽, 분석해보니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수천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달 4일 시작한 관련 국민청원은 약 3주 만에 참여인원 20만명을 넘어선 후 이틀간 80만명이 추가돼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반해 지난달 26일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참여인원 50만명을 넘어서며 팽팽히 맞섰다. 지난 4일 기준 두 국민청원간 격차는 20만명 수준으로 좁혀졌다.
일각에서는 두 국민청원 참여인원이 단기간내 급증한 것을 두고 특정세력의 개입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댓글, 블로그, 메신저 등 다양한 채널에서 유입되는 링크의 소스를 분석한 결과 중국 홈페이지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링크를 누르면 1픽셀 크기로 숨겨진 중국 홈페이지를 경유해 국민청원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 게이트의 시발점이다.
‘머니S’는 차이나 게이트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국제 웹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유입된 트레픽과 이동경로 및 접속국가 비율 등을 체크했다. 최신데이터인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웹·모바일) 월 트레픽은 455만뷰로 전달대비 21.17% 증가했다. 평균 방문시간은 1분30초로 페이지 이탈률은 52.36%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인 국가별 접속 비율은 한국이 92.14%로 가장 높았고 미국(1.88%), 중국(1.74%), 베트남(0.48%) 순으로 이어졌다. 국가별 접속 비율에서 전달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지역은 중국(70.19%)이지만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크지 않았다.
유입경로는 검색이 48.52%로 가장 많았고 경로이동이 18.93%로 뒤를 이었다. 각종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링크를 거쳐 유입되는 비율이 검색 수요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페이지 이동 경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머물다 이동하는 사이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곳은 ‘일간베스트 저장소’(12.27%)로 집계됐다. 이어 ‘보배드림’(11.32%), ‘e토렌트’(9.04%), ‘나무위키’(7.32%), ‘오늘의 유머’(6.52%)로 뒤따랐다. 특히 일간베스트 저장소는 전달대비 97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최대 이동경로로 밝혀진 셈이다.
시밀러웹 특성상 지난달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청원 조작 여부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수년간 조선족이 여론을 주도한 흔적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와대는 최근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 방문기록을 보면 96.9%가 국내 방문자”라며 “나머지는 미국 0.9%, 베트남 0.6%, 일본 0.3%, 중국 0.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포털로 튄 불똥, 알고 보면
차이나 게이트를 뒷받침하는 주장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네이버 구인 공고, 중국어로 도배된 뉴스 베스트 댓글, 네이버 댓글 중국 이용자 비율 등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어 조선족이 국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구인 공고는 2013년 3월쯤 중국 산둥성 내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하오취업’에 게재됐다. 채용정보를 보면 ‘한국어에 능숙한 20~25세 조선족’을 대상으로 하며 담당업무는 네이버 실시간 인기키워드 결과물 모니터링 등이다.
차이나 게이트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담당업무를 이유로 네이버가 조선족을 채용해 댓글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용정보에는 이미지, 동영상, 문서 처리 등의 업무도 포함되며 공고를 올린 주체도 네이버 청도 법인이다. 청도에 거주하는 직원을 구하는 대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조선족을 우대사항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뉴스기사 베스트 댓글(베댓) 점령 현상도 차이나 게이트의 배경으로 지목받았다. 실제로 일부 네이버 기사에는 중국어로 도배된 베댓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2개의 기사를 살펴보면 2018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한국선수들이 전원 통과한 내용과 지난해 개봉한 중국 영화 ‘유랑지구’의 흥행 여부를 소개하고 있다. 전자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드러낸 반면 유랑지구 기사의 경우 베댓 1개만 채택될 만큼 영향력이 적었다.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링크에 접속한 네티즌이 ‘나는 개인이오’라는 어눌한 댓글을 달아 차이나 게이트에 무게를 실었던 부분도 해프닝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전까지 평범한 한국말로 댓글을 쓰던 네티즌이 해당 링크에 접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자연스러운 의견을 남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조선족이 아닌 국내 네티즌까지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으로 희화화하고 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차이나 게이트의 경우 증거로 제시하는 내용마다 각각 시기가 다르며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대부분”이라며 “일각에서는 SNS 해외접속 표시제 등을 적용하자고 주장하지만 자칫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