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실물경제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자 금리인하 신중론을 고수하던 한은이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은 당시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 포인트 인하했다.
당초 금융시장에선 한은의 정책 여력이 충분치 않은 만큼 금리인하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한은 금통위는 예상을 엎고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며 "이에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기준금리 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내렸다. 연준은 캐나다와 영국, 일본,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스위스 등 통화스와프(달러와 해당국 통화 맞교환) 협정을 맺고 있는 5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달러화 대출금리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앞다퉈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글로벌 공조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등이 기준금리를 0.25~0.75%로 낮추며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