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하루 평균 카드(신용카드·체크카드·직불카드) 사용액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카드 결제가 늘면서 포인트도 쌓이지만 ‘몰라서’ 혹은 ‘귀찮아서’ 손실된 포인트는 연 1000억원에 육박한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수익이 줄면서 포인트 할인혜택을 포함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들이 각종 포인트를 안겨주면서 신규 가입을 권유하던 일은 옛말이 됐다. 카드 포인트의 달라진 현실, 놓치면 아쉬운 카드 포인트 활용법을 알아봤다.<편집자주> 
 
[MoneyS Report] 카드 포인트의 비밀 ➀ 믿는 카드에 발등 찍힌다. 

신용카드가 주요 지급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민 10명 중 4명이 결제 시 신용카드를 꺼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드 부가서비스는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다. 서비스 변경으로 포인트 사용에 제약이 걸릴 수도, 내 소비생활을 책임졌던 ‘알짜카드’를 재발급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믿는 카드에 발등이 찍히는 것이다.

‘모르면 손해’ 포인트의 불편한 진실

지난해 말 현대카드가 롯데프레시 M포인트, X캐시백 추가 적립 혜택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그동안 롯데프레시와 제휴돼 M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이용이 중지된다는 것이다.
서비스 이용에 제약 조건이 붙은 경우도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들어 ‘티클래스카드’의 우수회원서비스 중 영화티켓 무료제공 옵션을 없애고 일정금액 이상을 결제할 경우에만 할인해 주는 서비스로 변경했다.

카드사와 제휴사 간 계약 변경 등 카드 서비스 축소 사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부가서비스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몇년간 카드사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악화일로다. 2016년 2조249억원이던 카드사 순이익은 2017년 2조2157억원까지 늘어났다가 2018년 1조7388억원으로 급감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익 방어에 나서야 하는 카드사들은 올 들어 알짜 카드를 속속 단종시켰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43개의 카드를 발급 중단한 데 이어 최근 ‘네이버페이 신한카드 체크’, ‘해피포인트 신한카드’, ‘X-GOLF GS칼텍스 신한카드 샤인’ 등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현대카드는 통신사 할인 카드인 ‘kt-현대카드M Edition2(라이트할부형)’의 발급을 종료했다. 해외여행·쇼핑 특화 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롯데카드의 ‘아임 욜로’(I’m YOLO) 카드도 발급이 중단됐다.
 
올해 단종된 알짜카드./자료=각 사
카드사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다고 비용절감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가서비스 축소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줄이면서 고객에게 제대로 내용을 알리지 않아 법원의 판결로 보상을 진행한 바 있다.

카드사의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인 카드 포인트의 사정은 어떨까. 사실 카드사가 자사의 이득을 위해 소비자의 포인트 사용을 고의로 막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카드사로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카드 포인트는 소멸 전까지 재무제표상 카드사의 비용 및 부채로 처리된다. 고객이 카드 결제를 하면서 포인트를 쓸수록 카드사의 부채가 축소되는 구조다. 5년의 유효기간이 지난 후 기타이익으로 집계되지만 소멸 포인트 일부는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에 기부된다.

소비자의 카드 포인트 활용을 카드사가 달갑지 않게 여긴다는 인식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카드 포인트를 유용하게 이용해 기분 좋게 소비하는 일은 환영할만하다. 자사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며 “고객의 포인트 사용을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모르면 손해’인 만큼 포인트 활용법에 대한 ‘소비자 체감형 홍보’가 시급하다. 카드사가 잔여 포인트를 공지해도 사용법이나 사용처에 익숙하지 않아 관성적으로 소비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다. 이 까닭에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카드 포인트가 소멸된다.

금융사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도 변수다. 일회성 혜택만 누리고 카드를 잘라버리거나 지갑 속에 잠재워 버리는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가 대표적이다. 체리피커가 신규 카드 발급 후 필요한 혜택만 쏙 이용하고 방치해 신용카드가 휴면카드로 전락해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가입자와의 관계 유지가 관건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카드사들은 가입자와의 관계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추세다. 생활밀착형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거래 범위를 넓히고 꾸준한 거래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다양한 혜택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면, 현재는 효율성 위주로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타깃 소비자에게 정확히 어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은 구독경제 트렌드에 발맞춰 정기결제 특화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의 특징은 고객에게 혜택 선택권을 넘겼다는 점이다.

예컨대 삼성카드의 ‘숫자카드V4’ 시리즈는 다섯 종류로 구성됐다. 타깃 소비자를 나눠 혜택을 세분화한 것이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이지 링크 티타늄 카드’는 ▲패밀리팩 ▲사업자팩 ▲직장인팩 등 3가지 서비스 팩으로 구성됐다. 가입자는 이 중 1개를 선택해 5%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월 단위로 서비스팩을 변경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기결제 유도 등은 카드 비즈니스가 태동할 때부터 주효했던 전략인데 최근 구독경제 트렌드에 따라 더 진화하는 추세”라며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쓸 가능성이 높아지는 카드의 특성상 거래 범위가 넓어지면 카드사로서도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도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경영 효율화를 통해 카드사 수익성 악화 부담을 경영 성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수수료 인하 부담을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지적하며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카드사 제반 조건의 악화로 위험을 감수해가며 변화를 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고객 관계 유지에 심혈을 기울여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국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거나 신사업에 적극 투자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경기가 좋지 않아 당장은 리스크가 크다”며 “카드를 발급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회원의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영업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이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