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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교육 등 경제적 부담 원인
지난해 한국 출산율 0.92명으로 사상 최저치 갱신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는 A씨가 세번째 아이를 낳자 주변 사람들이 “실수했다”라고 수군거렸다. 자녀가 한명인 가족이 대다수인데다 두명 이상 낳는 집이 드물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전국에서 자녀가 세명 이상인 가구의 비율은 7.9 %로, 그나마 자녀가 장성한 부모 세대가 대부분이다(KOSIS 국가통계포털).
필자가 A씨에게 직접 물어보았더니 계획한 출생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 셋 있는 집을 보니까 세번째 아이는 쉽게 키우고 귀여워서 아이 키우는 재미가 더 크다고 하더군요”라고 우러나는 마음으로 축하해줬다.

국가적으로는 출산율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시대라서 “애국하셨다”고 인사도 건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갱신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출산율 1명대 미만’인 국가가 됐다.


해외로부터 인구 유입이 없다면 정상상태에 도달한 후에는 부부 두사람이 두명의 자녀를 낳아야지만 인구가 유지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아직은 인구가 증가 추세지만 지금처럼 2명이 죽고 1명이 태어나는 비율이라면 결국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외동아이가 대세인 사회 분위기 탓인지 A씨는 아이들 데리고 다닐 때 “어머 셋이야!”, “셋 이나 낳았어!” 이런 시선이 느껴진다고 한다.

경제적 부담으로 자녀 기피

외벌이 가정에선 자녀 수 늘리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아이는 자기 먹을 것 갖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에게 돈 들어갈 것에 별 신경쓰지 않았다. 심지어 농촌에선 식구가 많을수록 일력이 많아져 자녀가 많은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장남만 학교를 끝까지 보내는 집도 흔했다. 농사에서 얻어지는 부가가치가 줄어들고 산업구조가 변함에 따라 공부를 많이 할수록 잘산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실제 데이터상으로도 2017년 기준 평균 임금의 상대적인 크기가 중졸 75, 고졸 100(기준), 전문대졸 115, 대졸 145로 나타났다. 아이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며 사교육 열풍까지 불면서 자녀는 ‘돈 먹는 하마’라는 말이 나왔다.


또한 과거에는 자녀를 낳는 동기 중에 자식이 부모 사후에 제사를 지내주고 부모의 대를 이어가는 존재라는 개념도 크게 작용했었다. 하지만 그런 개념이 점점 희박해졌고 호주제 또한 2005년 2월에 폐지 판결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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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삶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단 인식이 생겨나면서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가 많아졌다. 이제는 남녀가 결혼하기 전에 자녀는 언제쯤 몇명 가질지에 대해 사전합의가 필요해졌다. 자녀 출산 문제에 대한 생각이 서로 크게 달라서 이혼하게 된 부부도 본적 있다.
워킹맘은 출산 이후 직장생활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경력 단절을 염려하는 경우도 많다. 부모님이 손주를 오랜 기간 기꺼이 돌봐주시지 않는 이상, 아이 봐주는 사람에게만 의존해 세명씩 아이 낳는 것은 생각조차 힘들다. 프로바둑 기사 한해원과 개그맨 김학도 부부는 시어머니가 주로 세명의 자녀의 육아를 맡아줬다고 했다.

여성 경력 단절 등 해결 과제 산적

근로자의 육아 부담을 덜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직장어린이집의 설치 및 운영을 지원하는 제도 등 다자녀 가구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제도들이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다자녀의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지원 제도를 바라보고 다자녀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 다자녀를 원하고, 다자녀 키울 여건이 어느 정도 돼서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 세명인 엄마가 셋째 아이 낳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다. 아이 두명 키우면서 이래저래 힘들어지면서 부부 사이가 안 좋아졌는데 셋째 아이가 집안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줘 부부 사이가 괜찮아졌다고 한다.

스스로 원해서 다자녀 가정을 이뤘어도 아이 양육에서 누구나 스트레스가 작지는 않다. 그래서 아이가 잘 때만 예쁘다는 말도 있다. 대개는 첫번째 아이 키울 때가 가장 힘들다. 두번째 아이는 그보다 적게 힘들고, 세번째 아이는 또 그보다도 더 적게 힘들다는 점이 다행이다.

첫째 아이 키우면서 힘들었던 것에 자녀 수 곱한 만큼 힘들 것으로만 예상하면 아이 더 낳았을 때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도 실제로는 예상보다는 나은 편이 된다. 다만 한 아이가 아프면 다른 아이들에 전염돼 연달아 아프고, 한 아이가 아팠다가 나으면 다른 아이가 또 아프고, 병원에 자주 다녀야하는 게 다자녀 육아의 힘든 점으로 꼽힌다.

경제적 부담도 자녀가 많아질수록 아무래도 늘어나지만 한명 키울 때의 경제적 부담에 자녀 수 곱한 것에 비해서는 작다. 가계에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출산을 장려하는 취지에서 자녀가 3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에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고 세금 또한 줄어든다. 아파트 청약에서 특별공급은 일반공급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데 ‘다자녀 특별공급’ 청약 자격으로 인기지역 아파트에 당첨된다면 로또 맞은 것이 된다.

다자녀 가구에 다양한 혜택 부여해야

아이들이 커가면서 부모 없이도 자기들끼리 놀아서 다자녀 육아가 점점 수월해진다. 아이들끼리 가끔 싸우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싸우면서 사람 관계의 요령도 터득하고 사회성도 길러진다. 어릴 때부터 형제 사이 갈등을 겪으면서 때로는 스스로 해결하고 때로는 참고 넘어가는 방식을 깨달으면서 사회생활을 일찍 경험한다.

다만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는 형제끼리 이해관계 충돌로 불화가 심해지는 가정도 있다. 특히 결혼한 후엔 남남처럼 지내는 형제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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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명이면 부모의 모든 신경이 집중돼 아이가 부담을 많이 느끼지만 아이가 많으면 부모의 신경이 분산돼 아이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부모로부터 자녀를 분리하지 못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헬리콥터맘’은 다자녀 가정에서 덜 생겨난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을 받은 아이는 의존적인 성격의 마마보이가 되기 쉽고 부모의 기대를 혼자 받고 자라다 보니 성공에 집착이 커서 작은 실패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편이다. 다자녀 가정에서 자립정신 길러지기에 유리하다.

자녀 간 성격과 자질 차이… 키우는 재미 ‘쏠쏠’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났어도 아이마다 성격과 자질이 다 다르다. 세명 정도면 포트폴리오 구성처럼 된다. 바둑기사 한해원은 삼남매를 육아하면서 언론(여성조선 2015년 2월)과 인터뷰에서 “아이가 하나일 때, 둘일 때, 셋일 때 느낌이 다 달라요. 놀랍고, 경이롭고, 뿌듯하죠. 첫째 성준이는 여리고 섬세하고요, 둘째 채윤이는 다부지고 자기 것을 잘 챙겨요. 민준이는 막내지만 듬직하고 무게감이 있어요” 라고 말했다. 이런 점은 세명 키울 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이다.

자녀가 한명일 때 공부를 싫어하면 부모의 속상한 마음이 말할 나위 없지만, 아이가 세명이면 그중에 한명은 성실한 아이가 있을 확률이 높다. 또한 한명쯤은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대리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공부 잘했던 아이가 나이 들어서 부모를 이기적으로 대해 섭섭할 때 공부를 싫어하던 아이가 부모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서 위로가 돼주기도 한다.

가수 윤종신-전미라 부부도 자녀를 세명 낳았다. 윤종신은(SBS TV ‘강심장‘에서) 결혼생활에 아이를 방해요소로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덧붙인 말이 인상적이다.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게 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굉장히 얻는 게 많은 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