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으로 고민에 빠졌다. 지난 3월 이후 재개된 조현아 연합의 경영권 압박도 부담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사방이 꽉 막혔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현 상황이 딱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을 살리기 위한 자구안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카드를 꺼냈지만 서울시에 발목을 잡혔다.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기로 한 대한항공은 특별약정에 따라 오는 2021년까지 2조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사업부 매각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악재가 겹친다. 집안 살림 챙기기도 바쁜 조 회장을 향한 조현아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경영권 압박이 재개됐다. 한 마디로 사면초가다. 6월10일 마감된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예비입찰이 유찰됐다. 6월5일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4671억원의 보상액을 책정하고 송현동 부지 매입 의사를 밝혔다.

경쟁입찰을 통해 최대한 비싸게 땅을 팔기 원했던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가격까지 거론한 서울시의 행보에 난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노동조합은 서울시청 청사에 모여 헐값에 땅을 처분할 수 없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보상액을 책정해 공표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추가입찰을 통해 매수자 찾기에 나서도 서울시가 내건 보상액 이상으로 받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송현동 부지는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사들인 땅이지만 각종 규제로 개발이 무산된 바 있다. 재차 수면 위로 떠로은 경영권 분쟁도 조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한 뒤 잠잠하던 조현아 연합의 공습이 시작된 것. 조 회장 측과 조현아 연합의 격차는 4.08%까지 벌어졌다. 회사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절벽 앞에 내몰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