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9골을 터트리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흔히들 스포츠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로 '불확실성'을 꼽는다. 대부분 예상대로 흘러가지만 때때로 터지는 예측 못한 결과는 스포츠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결과에 사람들은 더욱 환호하고 열광한다. 그리고 그런 기적을 계속해서 바란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기적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구단들이 넘실댄다. 객관적 전력 평가에서는 상대적 약체로 분류되는 이들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다르다. 소위 '빅6' 팀들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했던 유럽클럽대항전 진출권에 낯선 이름들이 들어있다.

이런 기적을 선봉에서 이끄는 팀은 레스터 시티다. 레스터는 2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6승5무8패 승점 53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위로는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승점 60점)와 7점차, 아래로는 4위 첼시와 5점차가 난다. 추격을 당할 염려가 있지만 반대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잔존한다.


레스터는 지난 2015-2016시즌 우승 이후에도 꾸준히 중상위권 전력을 보유했다. 우승 공신인 은골로 캉테(현 첼시), 리야드 마레즈(현 맨시티) 등이 떠났지만 윌프리드 은디디, 벤 칠웰, 제임스 메디슨, 데마라이 그레이 등 젊은 선수들이 효과적으로 자리를 매웠다. 마찬가지로 우승에 일조했던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공격수 제이미 바디도 여전한 실력을 뽐낸다. 특히 바디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19골을 터트리며 리그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1987년생으로 올해 33세인 나이를 고려해보면 굉장한 꾸준함이다.

레스터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챔피언스리그 안착이 유력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 지난 2016-2017시즌 이후 3년 만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아스날, 토트넘 홋스퍼 등 기존 강호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레스터의 행보는 다음 시즌마저 기대하게 만든다.

골키퍼 딘 헨더슨(왼쪽)을 비롯한 셰필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소실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기적을 꿈꾸는 팀은 레스터뿐만이 아니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이 이끄는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그 6위에 올라있다. 셰필드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25골 만을 실점했는데 이는 리그 1위 리버풀(21실점)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수치다. 맨유에서 임대한 골키퍼 딘 헨더슨, 존 이건-크리스 바샴-제이크 오코넬 등으로 이어지는 백3 라인이 셰필드를 지탱하는 축이다. 상위 10개 팀 중 가장 적은 득점력(30골)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유로파리그 진출 그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이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튼도 일을 낼 수 있는 팀이다. 울버햄튼은 29라운드까지 10승13무6패 승점 43점으로 셰필드에 이어 7위를 지키고 있다. 울버햄튼이 자랑하는 전력은 이른바 '포르투갈 커넥션'이다. 산투 감독의 지휘 아래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 미드필더 루벤 네베스와 주앙 무티뉴, 공격수 디오고 조타와 페드로 네투 등이 팀의 뼈대를 이룬다. 여기에 수비수 윌리 볼리와 코너 코디, 공격수 아다마 트라오레와 라울 히메네스 등이 붙어 전력의 극대화를 이뤘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노란색 유니폼) 선수들은 이번 시즌 리그 상위권 도약과 유로파리그 선전을 동시에 노린다. /사진=로이터
리그에서만 기적을 노리지 않는다. 울버햄튼은 맨유와 더불어 UEFA 유로파리그에 생존해 있는 유이한 프리미어리그 팀이다. 지난 3월 열린 16강 1차전 올림피아코스 원정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유로파리그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뤄진 가운데 아직 2차전 홈경기가 남아있어 차기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뚫고 18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가 재개했다. 이미 리그 우승은 리버풀로 어느 정도 기울어졌다. 다소 김이 샌 우승 경쟁 대신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이 막판까지 팬들의 긴장감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