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원식 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제21대 국회가 개원 48일만인 16일 개원식을 열었다. 이는 역대 가장 늦은 개원이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개원식에서는 21대 국회의원 300명이 참석했다. 개원사에 나선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민이 지켜낸 우리 의회민주주의를 세계의 표준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며 "K-민주주의를 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의원들을 향해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를 지켜달라"며 "국민 먼저, 국익 먼저, 국회가 먼저"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개원식이 진행 중이던 오후 2시10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도착했다. 박 의장이 개원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후 2시20분쯤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과 동시에 민주당뿐 아니라 통합당 등 여야 의원들이 모두 기립했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 등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박수를 치지 않았다. 특히 통합당 의원들은 왼쪽 가슴에 '규탄,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가 적힌 흰색 리본을 달았고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며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30여분간 개원연설을 진행했다. 이는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가장 늦은 개원 연설이다. 이전까지는 18대 국회 때였던 2008년 7월11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가장 늦은 기록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와 격변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며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해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원식 연설을 마친 뒤 나서는 가운데 한 시민이 문 대통령에 대해 비방하는 고함을 치던 중 경호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문 대통령이 연설 도중 '협치'를 언급하자 통합당 속에서 "협치합시다, 협치"와 같은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53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의장 접견실에서 박 의장 등 국회의장단과 정세균 국무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환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환담회를 마치고 국회 본청 정문을 빠져나올 때 한 중년 남성이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빨갱이 문재인 놈은 자유대한민국을 떠나라"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이라고 외쳤고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