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포기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남은 문제는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소송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번 주중으로 계약해지를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 및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228억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2조1772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입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이 계약해지를 공식 통보하면 HDC현산은 법적 검토 후에 공식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선 HDC현산이 계약 이행보증금인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HDC현산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과 함께 지난해 12월27일 이행보증금 2500억원을 냈다. 투자지분 비율에 따라 HDC현산 2010억원, 미래에셋대우 490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계약이 무산되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22억원, 2178억원을 갖게 된다. 하지만 HDC현산 입장에선 2500억원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HDC현산은 협상 막판까지 아시아나항공 '부채 재실사'를 요구했다.
깜깜이 부채 VS 인수가 인하 노력
이번 계약 파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악화로 인한 것이지만 부채규모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금호산업의 책임이 크다는 게 HDC현산의 주장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인수계약 당시인 지난해 말 1387%에서 올 6월 말 2291%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다만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의 협상에서 인수대금 규모를 당초 계약한 2조5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낮춰주는 등 계약 성사를 위해 노력한 점은 HDC현산에 불리한 요소다. 이에 따라 향후 계약금 반환소송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된다.
HDC현산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이 없으므로 회사가 법적대응할 것이라는 것 역시 추측일 뿐이다"고 말했다.
비슷한 전례를 보면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이후 산은과의 계약금 반환소송을 벌여 9년 만에 3150억원 중 1260억원과 지연이자를 돌려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