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 4월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 5월 0.1%, 6월 0.4%, 7월 0.6%, 8월 0.5% 상승하는 등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과거 경제위기 때 집값이 하락했던 것과 전혀 상반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주택가격지수(1997.11=100)는 그해 11월 기준으로 지속 하락해 1년 뒤 86.9로 약 13% 떨어졌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100)을 기준으로 이듬해 3월 97.9까지 하락한 뒤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가 확산된 뒤로는 주택가격지수가 지난 2월(100)을 기준으로 꾸준히 올라 8월 103.1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부동산시장에서는 예외로 나타나난 셈.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건 초저금리 속 시중에 풀린 갈 곳 잃은 돈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기준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는 전월대비 15조7000억원(0.5%) 증가한 3092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3100조원에 육박한 상황. 이중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는 1077조2000억원으로 전체 통화량의 34.8%에 달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막대한 유동성에 기반한 주택매매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시장의 불안감을 키워 집값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한국경제학회가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7명 중 76%가 집값 폭등의 원인이 정부 정책에 있다고 짚었다.
한은 역시 시중 유동성이 계속해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경계한다. 한은은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자금 쏠림을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한은은 “그동안의 주택거래 증가, 전셋값 상승, 하반기 분양, 입주 물량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유입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