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신개념 유전자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2010년 5월. 5살이던 에밀리는 무릎에 통증과 함께 몸에 심각한 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병명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상대적으로 완치율이 높은 암이지만 시간은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2011년 1년간의 유지요법에도 그녀의 상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었다. 수술도 불가능했던 그녀는 결국 임상시험에 참가했다. 임상시험 약을 투여한지 한달 만에 모든 암세포가 사라졌고 그녀는 8년째 암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이 약은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다. 킴리아는 2017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에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허가됐다. 일생에 단 한번 투여할 수 있는 '킴리아'의 가격은 47만5000달러. 한화로 약 5억6000만원이다. 약의 가격이 아파트 전셋값인 셈이다.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치료 비용에도 기존 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혈액암 등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인 킴리아가 주목 받고 있다.


'억' 소리나는 가격… 효과 어떻길래


킴리아는 표적 세포의 특징적인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T세포 표면에 삽입한 유전자 치료제다.

킴리아는 백혈구성분채집술이라고 하는 혈액 여과 과정을 통해 환자의 정맥에서 채취한 T세포를 사용해 제조한다. 채취된 T 세포는 노바티스 제조 시설로 운반돼 특이 항원을 발현하는 암 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래밍 한 CAR-T 세포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주입한다. 즉 유전적 재구성을 통해 치료제로 만든 신개념 치료제다.

킴리아는 ▲1년 이내 짧은 여명이 남은 난치성 불응성 pALL(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DLBCL(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환자의 생존기간의 치료제로 쓰인다.


효능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미국혈액학회(ASH)에 공개된 킴리아의 리월월드데이터에 따르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중간 값 6개월 분석 결과) 환자 195명의 소아 및 성인 환자에 킴리아를 투여한 뒤 3개월이 지나자 완전 관해(CR)에 도달한 비율이 85%까지 높였다. 완전 관해는 암이 없어짐을 의미하는 완치를 뜻한다. 또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중간 값 4.5 개월 분석 결과) 전체 116명의 성인 환자 실제 치료 결과에서 반응율(ORR)은 58%에 달했으며, 전체 중 40%가 CR에 도달했다. 

가격 왜 비싼가 봤더니

이 같은 효과에도 '억' 소리 나는 가격은 환자의 접근성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킴리아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환자의 맞춤형 치료제라는 게 노바티스 측의 설명이다.

킴리아는 제조시 ▲환자의 세포채취 ▲냉동보존 및 운반 ▲개인 맞춤형 T 세포제조 ▲환자 재주입 등 과정을 거친다. 실제 노바티스로부터 훈련과 적합성을 승인 받은 전문인력과 의료기관만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킴리아의 제조 방식은 모든 것을 사람이 담당한다. 각 단계별로 세부적인 내용의 조율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에 긴밀한 병원과 환자, 회사까지 관여하는 구조다. 특히 병원부터 세포 제조에 관여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재무팀, 법무팀 등 이해관계자가 필요하다.

즉 높은 비용에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1인 맞춤형 공정 과정 ▲본사 운반 비용 ▲연구 비용 등이 포함된 가격이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치료제의 가치와 환자 혜택, 의료체계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더해진 셈이다.

정가영 한국노바티스 이사는 "점차 치료제는 개발이 까다롭고 복잡해지며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CAR-T 치료제와 같은 말기암 치료제는 환자에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는 암의 근본적인 치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