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1일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맞이했지만, 이산가족들은 고향 방문은 커녕 그리운 가족들과도 만날 수 없어 애끓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 8월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대면 상봉이 성사될까 기대했지만, 얼어붙은 남북관계 해빙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이산가족들의 슬픔과 그리움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8년 8월, 2년 10개월만에 금강산에서 성사된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다. 그 해 9월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다.
정부는 경색된 남북관계 국면 속에서도 남북간 합의 이행을 위해 국내 13곳에 대한 화상상봉장의 개보수 작업을 완료하고,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는 등 전면적인 공사를 마쳤다.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를 대비해 즉각적인 상봉이 가능하도록 관련 준비를 모두 완료한 정부는 북측의 노후화된 장비 교체 등을 위해 유엔과 제재 면제 협의까지 마친 채 남북간 협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교착 국면이 길어지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우선 순위에 두고 기회가 될 때마다 북측의 호응을 촉구해왔다.
특히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직후 임명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부터 '먹는 것, 아픈 것, 죽기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문제를 최우선과제로 처리하겠다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해 왔다.
이 장관은 이달 초 화상상봉장을 찾아 추석을 계기로 '화상상봉'이라도 시작되는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다는 대북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그는 "평양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장비들이 북쪽으로 전달이 되어서 이산가족들한테 작은 위로와 희망이라도 전해드렸으면 좋겠다"며 "추석도 다가오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간절한 이산가족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악화로 인해 상봉 추진은 요원한 상황이다. 상봉행사를 위해서는 남북 당국이 구체적 협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북측에서는 하노이 결렬 이후 아무런 호응이 없다.
정부가 이산가족 고향방문 형식의 북한 개별관광을 추진하고, 화상상봉장 개보수를 완료하는 등 이산가족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북측의 호응없이는 진척이 불가능하다.
이산가족들의 대다수가 80세 이상의 고령자이기 때문에 상봉 추진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최근 북한 해역에서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다시 긴장 속에 놓이면서, 이산가족들의 기약없는 기다림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추석 명절마다 개최되던 합동경모대회가 50년만에 처음으로 열리지 않게 되면서, 이산가족들은 합동 제례조차 지내지 못하게 됐다.
정부는 지속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북측에 피력하며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구상 중이다. 통일부는 오는 4일 북녘 고향을 체험할 수 있는 '고향 체험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해 이산가족들의 그리움을 달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에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사후 및 통일 이후에도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한 작업 일부를 일단락 할 예정이다. 해당 작업이 마무리되면 2만4123명의 이산가족들이 사후에도 이북에 있는 가족들과 2촌 이상의 가족관계 확인이 가능해 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죽기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는 것은 보편적 인륜의 문제"라며 "정치적 고려 없이 최우선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가 2020년 8월까지 집계한 이산가족 등록협황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13만3397명 중 생존자는 5만539명이다. 올해에만 1926명의 이산가족들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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