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0.10.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이균진 기자,정윤미 기자 =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노동관계법' 개정을 추가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노동 안정성이 취약한 시기에 노동관계법 개정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 입법전쟁의 새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내 이견은 있지만 일단 지도부 차원서 경제3법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여기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경영계와 노동계를 동시에 손보자며 노동관계법 개정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은 수적 우위에 앞선 민주당이 경제3법 개정만 추진하고 노동관계법 개정을 거부하면 막을 수 없다며 집권여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지만 여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양당 안팎에서는 노동계 입장을 대변하며 주52시간제 시행 등을 강행해 온 민주당이 노동관계법 개정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제3법과 함께 노동관계법 개정을 주장한 것에 대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조치와 함께 노동유연성도 높이자는 취지"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노동계를 자신들의 우호 세력이라고 보고 지금까지 노동계 입장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했지만 우리나라 경제 살리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집권 세력의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내 노동 전문가인 임이자 의원을 중심으로 노동관계법 개정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언택트 근무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 노동과 임금의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신과 관련해 플랫폼 노동자들이 생기고 있어 현재 근로기준법으로 담아내기는 힘들다"고 했다.

임 의원은 "취약계층인 노동자와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차가 벌어지고 있다. 또 현재 기업별 노조가 옳은지, 산업별 노조로 가는 것이 맞는지, 취약계층 노동자는 어떻게 돌볼지에 대한 법 등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백범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경총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0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경제계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노동자의 생존 자체가 벼랑에 서 있고 노동 안정성이 매우 취약한 것이 드러나고 있는 시기"라며 "이러한 시기에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임금을 유연하게 하자는 메시지가 노동자에게 매우 가혹하게 들릴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야당의 노동관계법 개정 제안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전날 김종인 위원장 발언 직후 "노동관계법 개정은 검토한 적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0년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요즘 공정경제 3법 논란이 뜨거운 것을 알고 있다. 기업 측의 주장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 발의안에서 각 계층과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만들어져 제출됐다. 우리기업이 뿌리를 내릴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을 뿐 노동관계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정책위의장은 뉴스1과 만나 "야당으로부터 (노동관계법에 대해) 아무것도 받은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제안 대해 '무대응' 원칙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회의 참석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노동법은 현재 실체가 없는 것으로 보고, 대응하지 않기로 입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진보정당은 노동계와 정책 방향을 함께 해온 만큼 노동계에서 '노동개악'이라고 까지 표현하는 노동관계법 개정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김 위원장이 노동관계법 개정을 제안하자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의 보수 야당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애먼 노동법으로 옮겨붙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되는 순간, 쉬운 해고와 임금 삭감을 개혁이라고 불렀던 '도로 박근혜 정당'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노동계의 이같은 반발을 꾸준히 인식해 왔다. 2016년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가 더 쉬운 해고를 하려 노동법을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가깝게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후보는 "쉽게 해고하고 마음대로 취업규칙을 개악하는 정부의 위법한 지침은 폐기하겠다"고 하며 한국노총의 지지를 얻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에 후 브리핑에서 "고용유연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에 문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하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고용유연성을 강화하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 역시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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