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불거진 동교동계 복당설을 일축했다. 자칫 오랜 감정의 골을 건드려 분란이 조장될 수 있다는 판단에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 원로들은 더불어민주당 바깥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와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했다.
동교동계 복당설은 최근 이 대표와 동교동계 원로인 정대철 전 고문이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면 위에 올랐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동교동계는 2015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당시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을 빚었다. 동교동계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다가 집단 탈당, 옛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다.
동교동계는 지난 4월 총선 직전에 복당을 타진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동교동계는 이 대표가 선출된 이후 민주당에 복당하자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민주당과 동교동계 사이에서 어떻게든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 때문에 복당설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과거 정 전 고문의 비서실장을 맡았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다만 동교동계의 복당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불투명하다. 당내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아서다. 특히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동교동계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PK(부산·경남) 친문그룹 핵심인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고문을 '정대철씨'라고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지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온갖 험담을 쏟아부으며 당을 떠난 이후 사실상 정권교체를 거부했던 것을 우리 당원들은 똑똑히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복당에 대한 자가발전을 멈춰달라.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끄럽지 않나. 원님 덕에 나팔 불 생각을 거둬달라"며 날을 세웠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11일 "한 번 배신한 자 또 배신하지 말라는 법 없다. 분열의 씨앗을 다시 틔울 필요가 있을까"라고 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은 적대행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문제 삼지 않겠지만 잊혔으면 잊힌 대로 사는 법을 배우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측은 당내 전반적인 정서를 고려할 때 현재 시점에서 동교동계 복당설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섣부르다'고 본다.
다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호남에서 정치 기반을 쌓은 만큼 동교동계를 마냥 외면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동교동계의 마음이 급하겠지만,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 또한 아니다"라고 했다.
동교동계의 사정을 잘 안다는 한 민주당 의원은 "그분들(동교동계)은 이미 나이도 많고 정계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그분들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그분들을 위한 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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