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지난 20대 국회에서 의원 발의 법안(2만3047개)은 민주화 이후 첫 국회인 13대 국회(570건)보다 약 40배가 늘었지만 심사 시간은 13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법안이 발의되는 정량적 수치는 늘었지만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비율과 각 법안에 대해 심사하는 시간은 계속 줄고 있어 '졸속 심사'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회 미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1대 국회 들어 지난 2일까지 의원 발의 법안은 3928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대 국회 개원 직후 4개월간 의원 발의 법안 건수(2376건)보다 1.6배 늘어난 것이다.
이대로라면 21대 국회에 발의되는 법안 건 수는 최대 4만건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법안 발의 건수는 압도적이다. 의원 1인당 검토해야 할 법안 수도 평균 80.5건으로 미국(40.6건)보다 2배, 프랑스(3.5건)보다 23배, 일본(1.3건)보다 62배나 많은 수준이다.
반면 각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심사 시간도 각 국회를 거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임위별 법안소위에서 1건의 법안을 심사하는 시간은 Δ17대 국회 23분 Δ18대 국회 19분, Δ19대 국회 18분 Δ20대 국회 13분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접수된 법안을 모두 심사한다고 가정하면 법안 한 건당 심사에 들일 수 있는 시간은 20대 국회 기준 6.6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박상훈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법안 심사 소위의 수를 늘린다 해도 충분한 심사와 토론, 조정, 합의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법안 처리의 최종 관문인 본회의 처리도 심도있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20대 국회를 기준으로 1번의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평균 47.8건의 법안이 처리됐다.
주요 선진국들은 Δ영국 0.2건 Δ프랑스 0.7건 Δ 미국 1.4건 등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격차도 큰 편이다.
법안에 대한 사전 검토 절차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3대 국회에서 평균 공동발의 인원이 73.2명이었던 데 반해 20대 국회에서 12.5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발의 건수의 급증은 법안의 사전 검토는 물론 공동발의자 규모의 축소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위원은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당론 발의의 사례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평균 10명에 가까운 수치가 되었을 정도로, 공동발의 인원을 늘려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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