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임신중단)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입법을 예고한 가운데 청소년·청년 여성 단체가 낙태죄를 전면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유니브페미, 전국학생행진 등 청소년·청년 여성단체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도 전에 처벌부터 생각하는 정부의 개정안을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낙태죄를 전면 폐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단체엔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각 대학들의 여성·인권단체들도 대거 참여했다.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불합치 낙태죄를 청와대가 다시 살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손정우를 풀어줘놓고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들은 끝끝내 잡아가겠다는 것이냐는 황당한 마음을 공유했다"며 "아동청소년 착취하는 범죄는 대충 처벌하고 아동청소년을 성적대상화하는 콘텐츠는 용인하는 이 나라가 헌법의 잣대를 임신중지 여성에게 들이대 징역1년이하 혹은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겠다는 조치를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쳤다.
이들은 "10월7일 정부가 발표한 입법예고안은 후퇴를 선택했다"며 "정부는 14주 이후의 자발적 임신중지 혹은 24주 이후의 모든 임신중지를 처벌한다는 뜻이며 결국 처벌의 기준을 세분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설상가상으로 임신중지 전 숙려기간을 강제하고 의사의 의료행위 거부권을 인정한다"며 "정부는 상담절차를 통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자기결정권의 행사를 돕겠다고 했지만 이는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뜻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생산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미비함에도 임신중지에는 강력한 낙인이 뒤따르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청소년과 청년, 나아가 모든 여성에게 재생산을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공동 비대위원장은 "대부분의 언론은 이번 입법안이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 동의없이 임신중지할수있다고 보도했지만 개정입법예고안은 사실상 청소년의 임신중지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비대위원장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야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며 "(만약 학대를 받았을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에게 학대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했을 때에만 동의없이 시술이 가능하다"며 "아동학대신고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소년이 학대상황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에 Δ여성의 임신중지원과 재상산권의 온전한 보장을 위해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고 Δ낙태죄 개정 입법 예고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11일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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