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해 FC서울 팬들은 홈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잊지말자 2018, 함께뛰자 2019"라 적힌 걸개를 붙였다. 팬들이 언급한 2018년, 서울은 최악의 부진 속에 11위까지 추락하는 망신을 당했고 살 떨리는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어렵사리 잔류에 성공했다.
선수단과 구단의 안일한 자세 속 바닥까지 떨어지면서 화들짝 놀랐던 FC서울은, 절치부심으로 임했던 2019년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면서 자존심 회복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손에 넣었다.
그래서 2020년은 기대가 컸던 시즌이다. 어쩌면 울산현대와 전북현대 양강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너무 어긋났다. 2019년에 버금가는 추락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후 2경기가 진행된 현재, 전체적으로 24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FC서울의 순위는 7승4무13패(승점 25) 9위다. 10위 부산(승점 24)과는 1점 차이고 11위 성남(승점 22)과 최하위 인천(승점 21)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시즌 종료 때까지 남은 일정은 팀 당 3경기.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고 때문에 서울 입장에서는 "그래도 잔류를 못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19년에도 설마설마 하다가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FC서울은 최근 2연패를 포함해 4경기에서 1무3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월24일에는 내부적으로 큰 잡음도 들렸다. 기존의 김호영 감독대행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일이 발생하면서 박혁순 코치가 '대행의 대행'으로 벤치에 앉는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 그려졌다.
박 대행이 갑자기 지휘봉을 잡은 FC서울은 9월26일 라이벌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 때 1-3으로 크게 졌고 이어 10월4일 부산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도 1-2로 패했다. 수원삼성이 박건하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한 뒤 3연승으로 비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서울은 흔들리는 리더십과 함께 계속 표류하는 모양새다. 더 문제는 여전히 감독 선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소리다.
김호영 감독이 물러난 것이 9월24일이다. 그때 기준으로 20일 이상 지났다. A매치 브레이크로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가 허락된 후에도 열흘이 흘렀다. 그런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 FC서울은 정규리그가 마무리 된 이후 11월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ACL 대회에 참가해야한다.
관련해 한 축구인은 "아무래도 지금 서울이 기댈 수 있는 것은 ACL 아니겠는가. 정규리그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구단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바꾸려면 ACL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한다"면서 "현재 감독 선임 작업은 다분히 ACL에서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선임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면서, 계속 구심점 없이 팀을 운영하다가 만약 강등의 철퇴를 맞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2부로 떨어진다면 올해 ACL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울은 오는 17일 오후 4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와 2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성남은 최근 4연패에 빠지며 11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만약 서울전에서도 패한다면 최하위로 추락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배수진을 쳐야할 경기다. 간절하게 나설 성남의 입장을 생각할 때 반대로 서울이 또 위기다. 어쩌면, 2019년이 최악이 아닐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