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3년째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전망해온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우직하고 강인한 소와 같이 팬데믹의 혼란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를 2021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했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집콕’이 일상어로 자리 잡고 비대면은 누구에게나 익숙해졌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 것이 어색한 세상이 됐다. 사람들은 서서히 21세기 팬데믹에 적응해 간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삶은 계속되고 소비는 이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순식간에 세상을 뒤집어놓은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지금의 변화는 이전부터 서서히 진행돼 왔던 것이다. 언택트와 온라인 쇼핑 증가 등 집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은 이미 저변이 확대되고 있었다. 이번 사태로 그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뿐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이끄는 김난도 교수는 이번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소개한 10가지 트렌드 모두가 코로나 사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트렌드는 사회의 반영이기에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첫 번째 트렌드 키워드인 ‘브이노믹스’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벼리’ 역할을 한다.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의 ‘V’에서 출발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가리킨다. 과연 우리는 V자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기존의 가치는 어떻게 변할 것이고 언택트 기술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새로운 브이노믹스 패러다임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이야말로 장기화될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전략을 제공할 것이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MZ(밀레니얼+Z)세대의 약진이다. ‘소비의 롤러코스터를 탄 자본주의 키즈’로 대변되는 MZ세대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세대로 유행을 선도하고 비즈니스의 방향을 주도하며 브랜드의 흥망을 결정한다.
어느 해보다도 숨 가빴던 202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며 저자는 ‘실패했느냐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배워 어떻게 개선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변화의 방향보다 속도에 주목할 때다.
트렌드 코리아 2021 / 김난도 외 / 미래의 창 /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