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다. 롯데도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을 선보였지만 내수 불황 등으로 올해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다.
단 두 곳 뿐인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 양강 구도를 보이는 이들이지만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를 뛰어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면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코스트코 PB 성공신화 본 트레이더스 “질 수 없다”
코스트코 상봉점에서 마주친 주부 나송순씨(57·여)는 “커클랜드 생수 때문에 코스트코에 방문한다”며 “제품 가성비가 뛰어나고 양도 많아서 지금처럼 불경기에 소매업체에서 비슷한 제품을 사는 것보다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이득을 보는 건 시민뿐만이 아니다. 기업도 PB 브랜드를 통해 수혜를 얻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등은 PB 성장 전략을 눈여겨본다”며 “PB상품을 통해 매출을 올리면 마진이 좋아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코스트코의 PB 성장 신화를 지켜보던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이런 전략을 답습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달 기존 PB상품인 ‘트레이더스 딜’에 이어 ‘티 스탠다드’를 론칭했다. 트레이더스는 생필품과 트렌드 상품 등 각종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품목을 티 스탠다드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티 스탠다드는 수많은 상품 선택지 속에서 고객이 고민하지 않고 쇼핑카트에 담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트레이더스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매출 1위 코스트코 vs 매장 수 1위 트레이더스
연매출만 보면 코스트코가 앞서있다. 하지만 트레이더스의 연매출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양측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올 상반기 매출만 1조3326억원이다. 남은 하반기 매출을 상반기와 비슷하게 잡아도 지난해 연매출 2조3371억원보다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영업이익의 70% 이상이 회원들의 연회비 수입인 코스트코에게 타격이 될만한 문제는 아니다. 코스트코는 당초 상품 판매로 수익을 늘리는 구조가 아닌 회원권 유지와 신생 회원 잡기를 통해 영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즉 코스트코 제품에 만족하는 회원이 많을수록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는 점포 수와 큰 관련은 없어 보인다.
다만 트레이더스는 국내 기업이 만든 매장인 만큼 국민 정서에 맞춘 제품을 내놓으면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 각 지역으로 점포를 확장해 언제든 코스트코 고객을 트레이더스로 이끌겠단 전략이다.
코스트코 강점을 ‘약점’으로 만든 트레이더스
연간 회원비 3만8500원을 내는 코스트코는 회원권이 없으면 이용하지 못한다. 또 1국가1카드 원칙인 코스트코는 현재 현대카드 혹은 현금 아니면 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코스트코는 가맹계약을 맺은 카드사와 독점계약을 맺고 해당 카드사의 카드만을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도록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 제품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결제 할인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트레이더스 클럽 회원의 특권이다. 무료 멤버십 클럽을 통해 코스트코 고객을 유입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제를 손해라고 보는 소비자는 자연스레 트레이더스로 구매처를 전환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 교수는 “회원권을 도입한 코스트코는 어떻게 보면 미국의 철학을 그대로 지켜왔다”면서 “트레이더스는 이를 한국인 정서에 맞게 만들어 고객 유치에 더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를 잡은 창고형 할인매장이라는 강점에서 이미 대형마트를 앞지른 트레이더스가 국내에 있던 1세대 코스트코를 뛰어 넘으면서 유통업계를 지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