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인사가 이르면 12월 단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재임 3년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체질 개선 노력을 했지만 이를 뒷받침만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초 남 사장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12월 박대영 전 사장의 바톤을 받은 그는 내년 1월 25일 임기가 끝난다. 남 사장은 1958년생으로 올해 만 63세다. 삼성그룹은 '60세 퇴진룰'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에도 60대 퇴진룰 대상이었지만 취임 1년차였고 회사 상황 상 사장 교체의 적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연임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얼마든지 물러날 수 있다.
조선업계에서 남 사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전체 조직수를 89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임원도 72명에서 20명 감축했다. 그 결과 연간 급여를 1000억원 줄일 수 있었다. 동시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도 꺼냈다. 2017년 3조를 넘던 차입금은 취임 1년 만에 1조5000억원으로, 138.4%였던 부채비율은 111.7%로 안정화했다.
수주 실적도 불황 때와 달리 개선됐다. 남 사장 취임 전 삼성중공업은 2년치 일감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9% 감소한 상황에서 회사는 수주목표 73달러의 91%(71억달러)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달성률이 82%(68억8000만달러), 한국조선해양은 76%(120억달러)였다.
문제는 올해부터 다시 재무구조와 수주 실적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의 적자는 올해 더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75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는 30일 발표되는 3분기 역시 160억~79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올해 수주 목표치인 84억달러의 12%(10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수주 부진에 따른 선수금 감소 등으로 차입금도 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3조8072억원이다. 부채비율도 211%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부실이 우려된다. 사실상 조 단위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임기 초 경영 상황으로 회귀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수주가 크게 부진해 오는 2022년 인도물량이 야드에 투입되기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 이후 일감 부족 위기를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남 사장은 2021년까지 매출 9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외쳤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경영 전략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안정한 업황이 내년에도 이어지는 점과 안정과 경험을 중시하는 조선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남 사장이 자리를 보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임 박 사장은 5년, 김징완 전 부회장은 10년 동안 자리를 보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재무구조가 좋아졌던 건 삼성중공업의 원가 절감 등 자체 노력보다는 유상증자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업이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안정화 차원이라면 연임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더 어두워져 수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