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 이 사장은 ‘리틀 이건희’로 통한다. 외모는 물론 경영 수완과 카리스마까지 고(故) 이 회장을 쏙 빼닮아서다. 이 회장에게 물려받은 이런 유산은 이 사장이 호텔신라를 글로벌 호텔·면세사업자로 키운 원동력이 됐다.
이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 입사 후 상무와 전무를 거쳐 2010년 현재 자리에 올랐다. 2009년 1조2132억원이던 호텔신라 매출은 이 사장이 이끈 뒤부터 고공행진을 시작해 지난해 5조7173억원으로 5배가량 성장했다.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면서 호텔·면세사업 글로벌화도 이끌었다. 신라면세점은 세계 3대 면세사업자 지위에 올랐고 국내 면세사업자 최초로 해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호텔사업도 세계로 뻗어나가며 동남아시아·미국·중국 등 해외 10여곳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6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도 634억원의 적자를 냈다. 글로벌 호텔 체인 구축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 사장이 단기간 내 독립을 추진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이란 울타리 안에서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 지분구조상으로도 계열 분리는 쉽지 않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서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 5.6%와 삼성SDS 3.9%를 보유 중이다.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보유 주식을 매각해 호텔신라 지분을 확보하거나 지분 교환을 통해 호텔신라 경영권을 취득해야 한다. 이 사장이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 대주주 자격을 버리면서까지 또 한 번 모험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