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30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07일 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초대 공수처장 임명을 놓고 여야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연내 출범을 목표로 신속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야당 추천위원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연내 출범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수처장 후보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야당 추천위원 2명이 후보자를 반대할 경우 의결할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국민의힘은 앞서 "공수처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내고 결정이 나올 때까지 공수처 설치를 지연시키겠단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야당 추천위원 이헌 변호사는 공수처가 위헌이라는 시각을 드러내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5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 활동 당시 조사를 방해했다는 평가를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개정안에는 추천위원 5명 이상 동의 시 후보자 추천(김용민 안), 30일 이내 후보자 추천 의결 완료(백혜련 안) 등이 포함됐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비토권에 대해 "혹시라도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우리 당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15일 공수처법 시행된 후 107일 만이다.
후보추천위는 당일 첫 회의에서 정치적 중립을 고려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조 위원장은 선출 직후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위원회가 생산적이고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시 회의는 첫 상견례인 만큼 큰 대립 없이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후보자 2명을 언제까지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는 시한이 정해지지 않아 위원들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여당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 입장은 가능한 한 빨리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반면, 야당 추천위원인 이 변호사는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헌법 질서와 공수처장 후보에 관한 관련 법규에 따라서 정치적 중립성을 직무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후보를 뽑을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되게 하는 공수처장 후보를 뽑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만 밝혔다.
후보추천위는 오는 9일 오후 6시까지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각자 5명 이내 심사 대상자를 제시하기로 했다. 추천위원이 총 7명인 만큼 최대 35명 후보군을 놓고 심사를 시작하는 셈이다.
제시된 심사 대상자에 대한 확인 및 심의는 1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릴 2차 회의에서 진행한다.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선 공수처장 후보로 이광범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 대표변호사,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여권과 가까운 인사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도 언급된다. 여성 중에는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