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분쟁을 멈추고 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시장지배력 넓히는 한국 배터리
4일 배터리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0.8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을 비롯해 대다수 일본계 및 중국계 주요 업체들은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한국 배터리 3사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했다.
LG화학 배터리 사용량은 19.9GWh로 점유율 24.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5GWh, SK이노베이션은 3.5GWh로 각각 6.2%, 4.4%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4위와 6위에 랭크됐다. 한국 3사의 점유율 합계는 35.2%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16.2%보다 두배이상 증가한 수치다.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가 이끌었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공성장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 등의 판매 증가가 꾸준한 성장세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포터2 일렉트릭,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등의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LG화학·SK이노 소송에 쏠린 눈
업계에서는 한국 배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대승적 차원에서 배터리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사의 분쟁이 단순한 개별기업의 다툼을 넘어 한국 배터리산업에 큰 타격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2차전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국면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끼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도 최근 ‘인터배터리 2020’ 행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두회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내 K배터리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양사가 최근 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분쟁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관련 최종 판결일을 10월26일에서 12월10일로 연기한 직후 양사는 나란히 입장문을 내고 합의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LG화학도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