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K와의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오른쪽)이 베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LASK 린츠(오스트리아)와의 유로파리그 5차전을 앞두고 많은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휴식을 예상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토너먼트(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고 상대가 부담스럽기는 하나 앤트워프(벨기에)와의 최종전도 있으니 어느 정도는 여유가 있던 상황이다. 그와 함께 이 경기에 이어 곧바로 '북런던 더비' 라이벌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주축들을 아껴야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강한 손흥민이라 EPL 선두 수성이 걸린 아스널전에 꼭 활용해야했고 때문에 오스트리아 원정에서는 쉬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이상할 것 없었다. 그런데 내부에 덜컥 문제가 발생했다. 가용할 수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들이 모두 부상을 당한 상황. 조제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택했고, 손흥민은 기대에 부응했다.


토트넘이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의 라이파이젠 아레나에서 펼쳐진 LASK 린츠와 2020-21 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스코어에서도 느껴지지만 아주 힘겨운 경기였고 스코어보다도 더 어려웠던 경기 내용이었다.

기본적으로 토트넘의 누수가 많았다. 이 경기를 앞두고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케인을 비롯해 비니시우스, 세르히오 레길론, 에릭 라멜라 등이 부상으로 오스트리아 원정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공격진에서 대거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손흥민은 쉴 수 없었고 평소와 다른 포지션인 원톱으로 옷까지 갈아 입어야했다.

뚜껑을 열자 훨씬 더 가시밭길이었다. 이 경기를 승리할 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던 LASK는 시작부터 거센 전방 압박과 함께 공격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전반 41분, 미드필더 페터 미콜이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 체중을 실어 때린 왼발 중거리 슈팅과 함께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전반전 막바지 베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토트넘이 1-1를 만들었기에 후반전 양상은 다소 바뀔 수도 있었다. 그러나 LASK는 다시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려 토트넘을 압박했다. 빠르게 승기를 잡으면 주축들의 체력을 안배해주려 했던 토트넘인데 오히려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했던 양상이었다. 이때 손흥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후반 10분 은돔벨레가 하프라인 아래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특유의 주력을 앞세워 LASK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들어간 뒤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 전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손흥민이다. 상대의 워낙 강력한 공격에 수비하기 급급했던 토트넘이고 전방 조합이 평소와 달라진 까닭인지 손흥민은 섬처럼 고립된 인상이 적잖았다. 만약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흘렀다면 토트넘도 손흥민도 곤혹스러울 경기였는데 딱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정확하게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원샷원킬, 해결사였다.

손흥민의 득점과 함께 LASK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고 토트넘은 한숨을 돌리고 여유로운 운영이 가능해졌다. 모리뉴 감독은 흐름을 바꾼 뒤 모우라, 은돔벨레, 로 셀소에 이어 손흥민과 케인까지 벤치로 불러들이고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했다.

손흥민이 빠진 후반 36분 이후 양 팀 합쳐 3골이 더 나오는 예상치 못한 전개와 함께 경기가 3-3으로 마무리됐으니 알다가도 모를 것이 역시 축구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수훈갑이 손흥민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궂은일을 맡아 선발로 나섰던 손흥민이 가장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감독 입장에서는 찾지 수밖에 없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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