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신임 롯데그룹 식품BU장의 어깨가 무겁다. 롯데칠성음료와 주류 부문의 통합 수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그룹의 식품사업 전반을 책임지게 돼서다.
식품 사업은 롯데그룹의 뿌리와도 같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에서 껌 회사로 출발했고 국내에서도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이후 롯데는 제과·주류·음료가 각각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식품 명가’로 거듭났다. 하지만 경쟁사가 치고 올라오면서 롯데의 위상은 점차 꺾이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이 BU장을 식품 수장 자리에 앉힌 건 그동안의 성과 덕분이다. 이 BU장은 2017년부터 음료 부문을 이끌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음료와 주류 두 사업 부문의 통합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만성 적자이던 주류 부문을 14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소주 ‘처음처럼’으로 대표되는 주류 부문은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슈에 휘말리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 BU장이 올 초부터 원가절감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펼친 결과 3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생’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주류 부문은 다소 회복됐으나 음료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롯데칠성음료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3분기 음료 부문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2927억원, 1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7.9% 감소했다.
앞으로 이 BU장은 롯데칠성음료뿐 아니라 식품 사업 전반의 수익성도 제고해야 한다.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사업 부문의 신성장 동력을 찾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았다. 이 BU장이 위기에 빠진 롯데그룹 식품 사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