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오는 1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포스코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임기 만료를 앞둔 최정우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이 자리에서 판가름난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배터리, 곡물사업 등 그가 주도한 신사업 분야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먹거리인 수소 사업과 해운업계 반발에 막혔던 물류자회사 설립 향방도 이날 두각이 드러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로부터 최 회장의 자격심사 결과를 보고 받을 예정이다. 2018년 7월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내년 3월 12일 임기가 끝난다. 

CEO 추천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최 회장의 경영과 관련한 대내외 평가, 사업 성과, 미래 전략 등 검증을 시작했다. 최 회장이 자격 심사를 통과하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확정된다. 

단독 후보 '유력'

업계는 최 회장이 연임에 실패할 확률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회장이 지금껏 연임에 실패한 경우가 적다. 역대 사례를 보면 황경로(2대 회장), 정명식(3대 회장) 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 외에 다른 후보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연임에 힘을 더한다. CEO 추천위원회는 단독 후보 적격 여부를 판단할 때 가동된다. 

신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음극재는 26만톤으로 양산 능력을 키워 연매출 23조원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에만 양극재 광양공장에 약 6000억원을 투자했다. 2023년 증설이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 연 10만톤의 양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유럽 양극재 생산공장 건설에도 1500억원을 쏟는다. 음극재 투자도 한창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세종 천연흑연 음극재 제2공장 투자비를 기존 1254억원에서 1656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양극재 양산 능력은 4만톤, 음극재는 4만4000톤이다. 올 포스코케미칼 매출 역시 1조5000억원대가 예상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갈 길이 바쁘다.

식량 사업도 시작 단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에 곡물 수출터미널을 준공하고 유럽 등 인근 지역에 곡물 판매를 해왔다. 이 역시 최 회장 구상이다. 미래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식량 사업을 확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식량안보 정책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올 10월부터는 사료용 밀을 국내로 수입하는 등 판매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소 앞으로… 물류는 뒷걸음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터미널에서 사료용 밀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
이사회는 이날 제철소 부생수소(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 판매업 진출도 공식화할 예정이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외부에 판매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만든 수소를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그린 수소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그린 수소는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를 말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수소에서 탄소를 포집후 저장하는 '블루수소'보다도 친환경적이다. 다만 그린수소를 생산하려면 전기를 이용해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수전해(P2G) 기술이 필요하다.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1kg당 10~15달러로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3배 비싸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자회사 설립 안건은 의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물류자회사 포스코GSP를 설립 안건을 가결해 이를 철회하려면 다시 이사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포스코 계열사를 포함한 지난해 물동량은 약 1억6000만톤, 물류비는 약 3조원 규모다. 이에 회사별·기능별로 분산됐던 물류 업무를 자회사를 통해 통합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해운·해양업계를 비롯해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 연임 의사를 내비친 최 회장 입장에서 물류자회사 논란이 커지자 한발 물러났다는 분석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