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신협중앙회 본사 전경./사진=신협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제한됐던 신용협동조합(신협)의 대출구역이 크게 확대된다. 그동안 신협의 대출구역이 제한되면서 자금운용이 어려웠고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대출규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데 따른 조치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단위로 제한된 영업 지역을 전국 10개 권역으로 확대하고 지역 밖 비조합원 대출 취급 규제도 완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신용협동조합 시행령’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신협의 영업 지역을 기존 같은 시·도 내 구나 군에서 해당 10개 권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에 재편된 신협 영업 구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세종·충남 ▲광주·전남 ▲충북 ▲전북 ▲강원 ▲제주 등이다.

예를 들어 서울 은평구에 소재한 신협은 은평구에서만 조합원을 모집하고 여신 업무를 할 수 있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조합원이 은평구 신협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비조합원으로 인식돼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은평구 신협의 영업 범위는 서울 권역으로 확대돼 대출을 받을 때 불이익이 없어진다.

이에 따라 신협은 예금을 받아도 대출해줄 곳을 못 찾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신협 수신규모는 지속 증가하는 반면 대출수요는 제한됐다. 이에 신협의 예대율은 지난 2017년 75.1%에서 2018년 74.8%, 2019년 71.9%로 하락세를 그려왔다.


여·수신 영업 지역 확대는 신협의 숙원사업이었다. 비록 수신 범위는 그대로고 여신 범위만 확대되면서 숙원을 이루지 못했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아울러 개정안은 신협의 여신업무와 금융사고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지금까지 상호금융업권은 은행과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과 달리 여신업무 처리기준과 금융사고 예방대책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에 여신심사·사후관리업무에 대한 책임성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기준을 금융위가 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신협이 행정정보 공동이용망을 이용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신협은 예금·대출 등 업무 때 필요한 고객의 ▲주민등록 등·초본 ▲지방세 납세증명서 등 구비서류를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조회할 수 없었다. 금융위는 신협도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를 얻어 행정정보 공동이용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이번 시행령으로 대출수요가 많은 권역에서 신협 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협이 대출을 늘리면서 어느정도 수위 조절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